고사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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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91회 작성일 24-01-26 10:21본문
고사리목
/장승규
누군가 살다간 자리는 얼마가 지나야 비어지나
그 빈 자리에
다시 누군가를 심을 수는 있을까
앞뜰에
옮겨 심은 지 35년째, 나무고사리 한 그루
어느 해부터 머리숱이 자주 많이 빠지더니
올해는 아예 새 순이 나지 않는다
그 옆에는 아무도 없다
친구도
자식도
철없이 늘 푸른 소철 한 그루와
밤에만 눈 뜨는 당달 외등뿐
내가 옮겨 심었으니
나만 바라보며 살았나 보다
그 긴 세월을
네가 가더라도, 나는
앞뜰에서
네 그림자 한 뼘 베어내지 못할 것 같다
(남아공 서재에서 2024.01.18)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남아공엔 나무고사리가 진짜 나무이다.
높이는 2미터에서 5미터까지
둘레는 30센티에서 80센티 정도까지 자란다
몇 년을 살다가는 지는
알지 못하고
김용두님의 댓글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무의 생이 참 쓸쓸하고 서럽군요.
문뜩 이 추운 겨울에 난방도 안되는 곳에서
궁핍하게 살아가는 독거 노인분들이 떠오르네요.
그들도 심겨진 나무처럼.....
잘 감상했습니다. ^^
장승규님의 댓글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용두 시인님
나무도 우리도
생이 다들 그렇지 싶어요
감사합니다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마지막 행이 기가막힘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