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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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49회 작성일 24-03-14 13:39본문
벌거숭이
/장승규
간밤
하늘에 천둥이 엄했다
멀리서 칠 때는 먼 일이려니 했다
머리 바로 위에서 칠 때는
오늘낮에
가만히 있는 공 뒤통수를 내려친 것이 겁이 났다
바닥에 엎드려 사는 잔디마저 짓밟고
여기까지 온 것이 겁이 났다
뒤뜰에 늙은 가로등은 눈도 한 번 깜박 않는데
나는 황급히
뒷머리 감싸 쥐고 공처럼 가만히 있었다
결국은 잔디처럼 엎드렸다
더, 더, 더
하지 않겠소
가득 채우지 않겠소
(남아공 서재에서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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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날 천둥은
나는 숨죽이고 숨어있는데
용케 나를 찾아와
마지막 경고를 하고 가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