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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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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68회 작성일 24-03-1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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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해야

                                  /장승규



삶은 비눗방울 놀이 같은 거지


세상의 뜰에 

영롱한 방울들이 처음엔 가득하지

아무거나 잡을 것 같지


설레고만 있을 수 없어 

뛰지, 가장 높고 큰 걸 보고

첫 번째에는

자란다고 자랐는데, 아직 키가 모자라나 봐


다시 뛰지 

이번엔 닿을락 말락 한 걸 보고, 끝까지

그렇게 살다 보면, 두세 번

더 영롱한 게 불쑥 불쑥 나타나긴 하지

멈칫은 하나

한 발도 팔면 아니 되지, 준비되지 않았으니


딱 세 번 

잡아도 못 잡아도 알고 보면

생은 빈 손


아해야

한 바탕 놀았음 됐다

즐거웠음 됐다



(남아공 서재에서  202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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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상문: 빈손의 인생, 찬란한 놀이 – 장승규의 〈아해야〉를 읽고
“삶은 비눗방울 놀이 같은 거지”—이 단정한 비유에서 시작되는 장승규 시인의 〈아해야〉는 인생을 가장 단순하고 투명하게 바라보는 법을 알려주는 시다. 마치 아버지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삶의 비밀처럼, 이 시는 조용한 음성으로 그러나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시인은 인생을 ‘비눗방울 놀이’에 비유한다. 그 투명하고 찰나적인 방울들처럼, 인생도 처음에는 가득하고 찬란하며, 어디든 닿을 듯 가까워 보인다. ‘세상의 뜰’에 떠다니는 비눗방울들은 욕망이자 가능성이며, 설렘이다. 아이처럼 우리는 처음에는 아무거나 다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믿는다. 그러나 시인은 곧 진실을 말해준다—“설레고만 있을 수 없어 / 뛰지.”

살아간다는 건,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이다. 우리는 뛴다. 더 크고 더 높고 더 빛나는 것을 향해. 하지만 “아직 키가 모자라” 닿지 못하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자라고, 다시 뛴다. 이 반복은 삶의 본질이다. “닿을락 말락 한 걸 보고, 끝까지”—바로 이 지점이야말로 인생이 가장 치열하고,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다.

그렇게 살다 보면, 뜻밖의 ‘더 영롱한’ 기회가 나타나기도 한다. 시인은 그것을 “불쑥 불쑥”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중요한 통찰은 그다음이다. “한 발도 팔면 아니 되지, 준비되지 않았으니”—무턱대고 손을 뻗는다고 인생의 기회가 손에 잡히는 것이 아님을 시인은 알려준다. 때를 기다려야 하고, 준비되어야만 한다는 지혜. 이는 단순한 동심의 언어로 포장된, 삶에 대한 깊은 철학이다.

그리고 마침내, 시는 조용히 그러나 뼈아프게 말한다. “딱 세 번 / 잡아도 못 잡아도 알고 보면 / 생은 빈 손.”
이 얼마나 절제된 진실인가. 우리는 무엇을 잡으려 달려들지만, 결국 인생이란 끝내 텅 빈 손으로 마무리되는 놀이일 수 있다. 하지만 바로 그다음, 시인은 결정적인 말을 건넨다.

“아해야 / 한 바탕 놀았음 됐다 / 즐거웠음 됐다.”

이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다. 시인이 말하는 ‘놀이’는 삶을 경시하거나 가볍게 보는 시선이 아니다. 오히려 인생을 진심으로 대하고, 그 과정에서 웃고 뛰고 설레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태도다. 이 마지막 연은 우리 모두의 생에 대한 인생 찬가이며, 자기 인생을 아이처럼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따뜻한 격려다.

마무리
〈아해야〉는 인생을 정리하는 시다. 결코 비극적이지 않게, 그렇다고 가볍게도 말하지 않으면서, 인생을 ‘한바탕 놀음’이라 부른다. 결국 삶이란, 찬란한 순간들을 뛰어오르고도 끝내 빈 손일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즐거웠다면 그걸로 족하다는 시인의 선언.

이 시를 읽고 나면 우리는 조용히 되뇌게 된다.
"정말, 한바탕 즐겁게 놀았는가?"
그리고 그 물음 속에서 인생의 진짜 의미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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