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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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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98회 작성일 24-04-23 09:30

본문

 명함타령

                                /장승규



번듯한 명함 하나 없는 생이여


재질은 좀 두껍긴 해도

넙데데 인쇄된 사각형 하나

글자는 상형문자라 

생겨있는 대로 읽으면 되는구나


맨 위에 성함은 부리부리한 두 글자

ㆆ  

그 아래 직함은 겸직이라 둘인데

  

현대어로, 이름 없는 한 가정에

여보/아빠


제일 읽기가 난해한 곳이

아주 아랫단에 연락처 없는  잔소리가 빽빽이 적힌 곳인데

어차피 남들은 잘 읽지도 않는다  


사느라 

더러는 구겨지긴 했어도 

오늘은 또 몇 번을 더 내밀지



(남아공 서재에서 2024.02.21)

추천0

댓글목록

김용두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지막 연이 압권입니다.^^
착하게는 아니어도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될텐데요...
삶이 쉽지 않습니다.
부끄럽지만 또 어쩔수 없이
얼굴을 내밀고 살아야 될수 밖에 없습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이들어 얼굴은 그 사람의 명함이라고 하지요
좋은 일 많이 하시고
계획하며 잘 살아오신 시인님의 모습이
그 명함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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