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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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항아리 / 정두섭
흙의 어깨 주무르며 흙의 속살 봤으므로 꾸민 듯 안 꾸민 듯 멋 아닌 맛 구웠는데 땟거리 땔거리 없어 오도 가도 고민할 때
콧수염 베레모 명문대학 길 교수님
흙가마 화구마다 돈다발 불붙이며
이른바 OEM 방식,
백요(白窯) 대신 '기ㄹ'을 새겨
코흘리개 중퇴라서 가위눌린 꿈들이 미처 못 꾼 꿈들이 '더는 기(技)요 덜은 예(藝)라' 조중동 봉놋방에서 접은 날개 펼쳤으니
열 점 중 아홉 점 패대기치는 길 교수가
비엔날레 다녀오나 빈 날에 다녀가나
이러나 저러나 백요(白窯)인데 아무려면 어떤가
담아 듣는 귀가 없고 여겨보는 눈 없어도 열사흘 달빛 당겨 마음을 비끄러매고 괜찮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비바람눈볕 빚을 뿐
정형시학 2024년 여름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미처 못 꿑
꿑에서 딱 멈추어 있습니다.ㅎ
무의(無疑)님의 댓글의 댓글

'꾼'을 불러 '꿑'의 잠금장치를 풀었습니다.
시속 120km 구간입니다.
고맙습니다.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시속 120km 달리기엔
시가 어렵습니다.
그나저나
흙의 귀한 속살을 보아버렸다면
책임져야할 듯.ㅎ
아무리 백요라도
제어창님의 댓글

담아 듣는 귀가 없고 여겨보는 눈 없어도 열사흘 달빛 당겨 마음을 비끄러매고
괜찮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비바람눈볕 빚을 뿐
비바람눈볕 빚고 싶네요~ 빚는 흉내라도 내고 싶네요~~
임기정님의 댓글

아이고 어려워라
그렇다고 그냥 갈 수 없는 터
인사라도 놔두고 갑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정형의 틀 안에서 문자의 자유로운 백요를
곧 출간 될 시집이 기다려지는 까닭입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드디어 시집이 나오는군요.
재치와 울림이 가득한 시인님의 시집
빨리 받아보고 싶어요 ^^
성영희님의 댓글

비바람눈볕 다 담고도 청아할 달항아리
부럽고 기쁘고 축하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