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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꽃 필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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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245회 작성일 24-07-02 10:40

본문

감꽃 필 무렵 / 조경희


 

 

대문 앞 늙은 감나무가 손을 내민다

관절염을 앓는 다리가 휘어 있다

스님의 불경(佛經) 외는 소리 흘러나오는

방 안 향불이 피어오른다

돌아가신 지 사십구일 되는 날

빈 자리에 평소 즐겨 입던 옷 가지런히 개어 둔다

이윽고 백색 치마저고리를 차려입은 보살이

어머니를 호명한다

아직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중음계(中陰界)에 머물러 있는 넋을 달랜다

그녀의 구슬픈 목소리에 젖은 행간엔

비가 내린다

()가 끝날 즈음

어느 먼 바람의 기척을 느꼈는지

감나무 이파리들이 수런거린다

생전 감나무를 아끼던 어머니는 감꽃으로 필까

자유로운 새가 되어 날아올까

망자(亡子)는 사십구일 째 되는 날

명부시왕 중 일곱 대왕들에게 최종심판을 받는다는데

나는 어머니 전에 절하며

이승의 모든 시름과 고통 훌훌 벗어던지고

좋은 세상으로 건너가길 두 손 모아 빌었다

감나무엔 새들이 날아와 노래하고

연둣빛 잎새 사이 꽃망울이 맺혔다

추천0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은님!
님 가신지 사십구일 되는 날

보살의 호명소리보다
그대
행간이 더 젖어 있네요.

감꽃 필 무렵

제어창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월이 갈수록 그리운 마음도 깊어지겠지만
어머님은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겁니다
아픔도 슬픔도 없는 좋은 곳...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 만에 시 만나네요
저 역시 어머님이
헐헐 자유로운 곳에서
내려다 보고 계실 거라 믿습니다
귀한 시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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