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표고무장화 > 시마을동인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마을동인의 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장승규 박미숙 이승민 박용 최정신 허영숙 임기정 조경희
이명윤 정두섭 이종원 김부회 이호걸 김용두 서승원 성영희
문정완 배월선 양우정 윤석호 정연희 김재준 신기옥  

말표고무장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32회 작성일 24-07-08 20:11

본문

말표고무장화
 

성영희

 
 그 옛날 아버지의 고무장화를 아시는지, 벗으면 후끈거리는 발의 열기 어느 캄캄한 터널의 냄새가 진동했던 그 검은 장화를 기억하시는지

 아버지는 어쩌면 말이 되고 싶었는지 모른다. 무논을 갈아엎던 깡마른 다리 불거진 힘줄에 달라붙던 거머리는 아버지를 빨아먹던 또 다른 흡반 아니었을까

 한 번도 말처럼 달려보지 못하고 아버지는 어느 봄 기어이 맨발이 되었다. 논두렁에 찔러놓은 낡은 삽자루에 가끔, 밀잠자리만 앉았다 떴다 하다 갔다.

 장거리 여정을 마치고 이제 막 시동을 끈 트럭 옆에서 나던 그 먼 길의 냄새, 길에서 수명을 다한 검은 타이어들이 더 이상 구를 곳 없을 때 투박한 발하나 맞춤한 장화가 된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오늘 고속도로 갓길에 산산이 찢긴 타이어를 보면서 무수히 많은 봄날과 여름의 진창을 헤집으며 다니던 말표고무장화가 떠오르는 이유는 아버지, 그 터질 듯 후끈거리던 발의 열기를 아직 잊지 못했기 때문이다.

 빨판을 부착시킨 거머리처럼 나는, 붉은 피의 경로를 기억에 고정한 채 오랫동안 아버지를 흡입하고 있다.


시집 <귀로 산다>
추천0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버지를 빨아먹던 또 다른 흡반
성시인님!
나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거머리 같은 흡반 하나 떼어내지 못하시고
 수학여행 갈래?중학교 갈래?
 수학여행 갈래?고등학교 갈래?
 수학여행 갈래?대학교 갈래?
무논 두렁에 앉아 하염없이 담배를 피우시던
아버지

독한 봉초담배에 그 흡반이 떨어질 줄 아셨을까요?
아버지가 그리운 오후입니다.

아니
1960년대 이야기네요. 얼마 전 같은데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성영희 시인님 맞습니다
말표 기차표 태화
어릴 적 많이 듣던 단어이지요
시 읽는 내내 아버지가 떠 올랐던 것은
60~70년 그때는
집마다 아버지가 똑같았다는
시 잘 읽었습니다

제어창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돌아가신 아버지의 사진을 보면 멋지셨던 분이지요
글씨체도 엄청 좋으셔서 한자를 멋지게 쓰시던 분이지요
당뇨로 일찍 돌아가시고 내겐 유산처럼 당뇨를 물려 주셨지요
20살 때 돌아가신 내 아버지~

무의(無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느끼지만
글에
힘이 있는데 알싸한
'영희'
답습니다.

며칠 전 근 10년 만에 아버지를
만나기는 만났지요,
서로
말이 없었지요.
당신은 입을 지웠고, 나는 입을 닫았고.....

Total 967건 1 페이지
시마을동인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967
잊혀진 성지 새글 댓글+ 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 06-30
966
봄의 서사 댓글+ 2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6-24
965
칼의 파지법 댓글+ 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0 06-20
964
이명(耳鳴 댓글+ 3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 06-20
963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6-19
962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06-17
961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 0 06-16
960
호박 댓글+ 6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6-15
959
좁교 댓글+ 2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 06-14
958
꿈의 틀 댓글+ 2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6-13
957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6-13
956
통영, 연싸움 댓글+ 2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 06-09
955
악수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6-06
954
톺다 댓글+ 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 06-05
953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6-04
952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6-04
951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5-31
950
설렘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5-27
949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 05-26
948
꽃마리꽃 댓글+ 6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5-23
947
버려질 순서 댓글+ 4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0 05-18
946
레몬은 시다 댓글+ 5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5-16
945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 05-12
944
동백숲 댓글+ 3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 1 05-11
943
하얀밤 댓글+ 3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5-09
942
밍크의 잠 댓글+ 2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5-09
941
장수 댓글+ 2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5-07
940
뻥이요 뻥! 댓글+ 3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5-06
939
보시 댓글+ 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5-02
938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5-02
937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4-30
936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04-29
935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 04-24
934
14연대 댓글+ 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4-23
933
가금류들 댓글+ 3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4-22
9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4-18
931
지배인 댓글+ 3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 04-14
930
봄꿈 댓글+ 4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4-10
929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 04-08
928
삼식이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04-05
92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1 03-28
926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03-15
925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 0 03-10
924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3-07
923
묘사 댓글+ 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3-07
922
한 끼 댓글+ 4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03-06
921
댓글+ 5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3-03
920
청첩장 댓글+ 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 0 02-28
919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2-27
918
눈사람 댓글+ 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0 02-0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