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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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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28회 작성일 25-01-06 14:54

본문

저녁놀

 

이명윤

 


 

부고 소식에 모처럼 만난 네 명이

석고상처럼 무뚝뚝 앉아 있었고

2차선 국도를 따라 하루해가 빠르게 지고 있었다

배고프다,

최초에 누구의 입에서 그 순결한 말이

흘러나왔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일행은 그때부터 두 시간 후면 만날

식단에 대하여 진지한 토론을 시작했다

음식은 산 자와 죽은 자를 잇는

이 별의 오래된 의식이어서

대화는 차창 밖에 걸린 검붉은 노을 같았고

식어도 휘휘 저으면 다시

눈빛이 살아나는 육개장 같았다

우리는 산처럼 들판처럼 끝없는 허기를 느꼈고

식도처럼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날 땐

룸미러에 공허하게 떠 있는 서로의 웃음과

눈이 마주치기도 하였다

지루한 식욕을 끝낸 고인을 향해

불빛은 바퀴를 굴리며 정처 없이 흘러갔고

눈이 침침해질 무렵 나는 허리를 펴며

천천히 슬픔의 속도를 줄여 나갔다

그리고 하나 둘

창가에 기대어 잠든 쓸쓸한 귀들에게

애피타이저 같은 음악을 한 모금씩

느리게 흘려주었다

보름달이 떠 있었고 정확히,

삼십 분 전이었다

 


-월간 한국산문20251월호, 이달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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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무의(無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확히,
뒤에 붙은 쉼표에서 오래 머물다 갑니다.

지루한 식사를 끝낸 고인은 보름달로 떠 있지만
석고상처럼 무뚝뚝한 산 자는 배가 고프다, 어쩌면

‘정확히,
삼십 분 전’일지도 모르는데....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배고프다
그때부터 두 시간 후면 만날
식단에 대하여

정확히,
도착! 삼십 분 전이었다
보름달이 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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