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단지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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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단지의 기억 / 이시향]
마른 바람이 스미는 텃밭
손끝에 닿은 흙은 여전히 따스하다
호미로 슬슬 파고
손으로 헤집으면
땅속에서 얼굴을 내미는 돼지감자
울퉁불퉁 흙을 머금은 채
마치 오래된 기억 속
도깨비방망이가
손바닥 위로 내려앉는다
어릴 적 어머니 손에 이끌려
밭에서 주워 담던 날들
흙 묻은 작은 돼지감자를 씻어
아궁이에 넣고
노릇하게 구워 먹던
그 온기 그리워
오늘도 나는 허리를 굽혀
땅의 품속에서
건조해진 허기를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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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ㅎㅎ
덕분에
나도 어릴 때 밭두렁에서 돼지감자를 캐서 먹던 기억이 새롭네요.
그때는
엄니도 아버지도 계셨었는데...
지금도 그 밭두렁에 돼지감자는 땅속에서 세를 키우고 있을까요?
시를 읽으면서
뚱단지 같은 생각 한 두럼 캡니다.ㅎ
임기정님의 댓글

아
돼지감자가 뚱단지 였군요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저도 어릴적 캐 먹던 기억이 나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