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은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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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은 시다
레몬은 시다
듣기만 해도 시고 보면 더 시다
만져 볼까요 시가 묻어날 거 같아요
한입 깨물어 볼까요 절로 눈살이 찌그러져요
시를 쓰길 몇 해, 아직 시가 연초록이다
이리 봐도 시시하고 저리 보아도 시시하니
시 맛을 내려면 레몬을 씹어 먹든가
눈길 닿는 곳마다 레몬을 놓아두든가 해야겠다
레몬의 내력을 캔다 눈물이다
시의 행간을 캔다 눈물이다
레몬도 눈물이고 시도 눈물이니
첫눈에 ‘이것이구나!’ 하는 가슴 떨림이 있던가요?
신 것은 시가 되어도 시다
아픔이 없는 가슴은 연가일 뿐 시가 되지 못하듯
달콤한 레몬은 레몬이 아니다
레몬을 한 입 깨물고
시큼함 속에 나를 밀어 넣고 시를 찾는다
시큼함 속 달콤함, 하얀 씨를 골라 뱉는다
발라져 햇빛을 본 씨에서
사막의 은 여우가 울고
방울토마토가 달리고
어머니의 눈물이 보일지도 모르니
화분에 묻고 물을 주며 기다려야 겠다
혹시 아는가!
‘진달래꽃’*처럼 회자 될 시가 싹 틀지
* 소월의 시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시를 쓰길 몇 해
아직 시가 연초록이다
우리집 앞마당에 레몬은
익으면, 연초록이던데요.
그러다 노르스럼해지던데요.
레몬은 익을수록 시더군요.
시 말입니다.
香湖김진수님의 댓글의 댓글

올라오는 글마다 댓글 다는 그 노고에 고맙다는 인사를 놓습니다. 고맙습니다.
임기정님의 댓글

레몬은 시다는 그것과 시다.
동음어로 인해
재미있게 시 읽었습니다.
읽는 내내
입속에 침샘이 폭발
시다 시다는 것에
키보드는 아 말 못 해요
잘 읽었습니다.
후다닥
최정신님의 댓글

시린 맛과 시와의 연결...
시아닌 사물은 없다라는...
참 시인입니다^^*
이시향님의 댓글

와~~~
이 시를 읽는 동안 계속 침이 고이고 시네요
시가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