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질 순서 > 시마을동인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마을동인의 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장승규 박미숙 이승민 박용 최정신 허영숙 임기정 조경희
이명윤 정두섭 이종원 김부회 이호걸 김용두 서승원 성영희
문정완 배월선 양우정 윤석호 정연희 김재준 신기옥  

버려질 순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07회 작성일 25-05-18 16:24

본문

버려질 순서

 

성영희

 
이사를 앞두고
하나씩 버리기로 한다.
앞으로 들어왔던 것들이
뒷걸음질로 나간다.
이 집에 살면서 가장 불화했던 것이
모서리들이었고
화해한 것도 모서리들이었다.
오래된 것들은 그 모서리부터 낡고 닳는다.
화해는 서로 닳는 일이었다.

몇 번의 유행이 바뀌는 동안
옷가지들은 날씬했던 과거에 머물러 있다.

버릴 것들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
무슨 죄를 짓는 것만 같아
손대지 못한 채 며칠이 흘렀다.
무거운 것들이 놓였던 자리마다
꾹 참고 또 참았다는 듯
짓눌린 자국들은 이 집에 남을 것이다.
이런저런 자국들은 쉽게 따라나서지 못할 것이다.

쌓아둔 책이 허물어지고
가지런했던 것들은 헝클어지면서
제 쓸모를 버린다.
미끄러진 책들 사이로
섞이고 가려진 이름, 이름들
몸 없는, 무수한 이름들과 동거했었다.

고요했던 구석들이
먼지로 살찌고 있었다.

 


2017년 경인일보, 대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2023년 인천문학상, 김우종 문학상,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시집 : 『섬, 생을 물질하다』 『귀로 산다』 『물의 끝에 매달린 시간』



<시와 소금 2025 여름호>
추천0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버리기는
앞으로 들어왔던 것들이
뒷걸음질로 나가는 것이군요

날씬했던 과거는
따라나서지 못할 것이고

짓눌린 자국들도
쉽게 따라나서지 못할 것이고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요번 이사하면서
버릴 것과 남을 것을 고르는데
한참 뜸 들였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동인 시집은 다
챙겨왔지요,
역시 먼지 한 올 없이 탁탁 
털어낸 시어들이 내 눈을 잡아끌고 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이시향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하면서 자료도 그렇더라고요
중요하다고 모아뒀는데
한번 들춰보지도 못하고
몇 년 그대로 있다가 버려지는~~~

Total 952건 1 페이지
시마을동인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95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 05-31
951
설렘 댓글+ 1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 05-27
950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 05-26
949
꽃마리꽃 댓글+ 4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 05-23
948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5-20
열람중
버려질 순서 댓글+ 4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 05-18
946
레몬은 시다 댓글+ 5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 05-16
945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5-12
944
동백숲 댓글+ 3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1 05-11
943
하얀밤 댓글+ 3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5-09
942
밍크의 잠 댓글+ 2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 05-09
941
장수 댓글+ 2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5-07
940
뻥이요 뻥! 댓글+ 3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 05-06
939
보시 댓글+ 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5-02
938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 05-02
937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 04-30
936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4-29
935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4-24
934
14연대 댓글+ 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4-23
933
가금류들 댓글+ 3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4-22
9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 0 04-18
931
지배인 댓글+ 3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4-14
930
봄꿈 댓글+ 4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4-10
929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4-08
928
삼식이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 04-05
92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1 03-28
926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0 03-15
925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 03-10
924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 03-07
923
묘사 댓글+ 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03-07
922
한 끼 댓글+ 4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03-06
921
댓글+ 5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3-03
920
청첩장 댓글+ 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2-28
919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 02-27
918
눈사람 댓글+ 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02-03
91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0 02-02
916
첫 줄 댓글+ 2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 02-02
915
초승달 댓글+ 3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 0 01-21
914
세월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 0 01-20
913
종점 저수지 댓글+ 3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0 01-09
91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2 01-07
911
휴일 댓글+ 2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0 01-07
910
저녁놀 댓글+ 2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0 01-06
90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1 01-04
908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1-04
907
서울, 역 댓글+ 3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1-01
906
공든 탑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 12-31
905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0 12-21
904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 12-18
903
배다리 댓글+ 3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0 12-1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