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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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6건 조회 1,744회 작성일 16-03-03 13:46본문
소리를 뜨다(퇴고) / 최정신
구월이 벙그는 공원 빈터,
잇바디 활짝 열어 새벽을 배달하는 나팔꽃 지천이다
일주일에 한 번 서는 차양막
밀 반죽 밀어 구워낸 배불뚝이 공갈빵이 공갈빵을 쓸어 안는다
공갈 한 톨 없는 무쇠틀 앙금에서
1004번지 그늘 요람, 귀저귀가 구워지고 분유가 구워지고
까르륵, 까르륵, 희망이 고소하다
손가락 가지에 주렁주렁 만개한 소리꽃,
씨줄과 날줄이 꽃구름 무늬를 짠다
가만히 눈 귀울이다 수북이 쌓인 공갈에 지전 몇 장 건넨다
하회탈 눈매가 파안대소다
고봉으로 눌러담은 함박웃음 덤으로 봉지 속이 빵빵하다
서른 갓 넘겼을까 말까 앳된 남정이 써 내려가는 戀詩
각시탈 아내가 손뜨게로 뜨는 答詩
느티 그늘 빈칸에 연서를 받아적는 풀벌레 목청이 낭낭하다
소리를 뜨다
공원 빈터,
잇바디 활짝 열어 새벽을 배달하는 나팔꽃 지천이다
일주일에 한 번 서는 차양막
밀 반죽 밀어 구워낸 배불뚝이 공갈빵이 공갈빵을 쓸어 안는다
공갈 한 톨 없는
무쇠틀 앙금이 고소한 희망을 굽는다
손가락 가지에 주렁주렁 만개한 소리꽃,
씨줄과 날줄이 꽃구름 무늬를 짠다
가만히 눈 귀울이다 수북이 쌓인 공갈에 오지랖 얹어 지전 몇 장 건넨다
하회탈 눈매가 파안대소다
고봉으로 눌러담은 함박웃음 덤으로 봉지 속이 빵빵하다
서른은 갓 넘겼을까 말까 앳된 남정이 써 내려가는 戀詩
각시탈 아내가 손뜨게로 뜨는 答詩
느티 그늘 빈칸에 연서를 받아적는 말매미 목청이 낭낭하다
댓글목록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고요 속에 고운 말들이 한 올 한 올 피어나는군요
저도 고등학교 시화 전시회에 수화라는 시를 써서 낸 적이 있는데
한 청각장애 남학생이 그 글을 보고 나를 만나기 위해 학교앞에서 기다리던 ~
아마도 자기 마음을 헤아려준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잘 읽었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는 한 때 문학의 열정으로 오늘을 사는지도 모르겠네요
내도 동생 시 숙제를 대신 써 주었는데 최우수상을...
해서 문학반을 들었지요...그 꿈을 너무 늦게...
멋진 추억입니다
허시인 댓글에서 문득 저 분들께 이 글을 복사 해 주어야 겠다는...
잘 이해하실지 모르지만...창작기금 다시 축하해요^^*
金富會님의 댓글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래전 수화라는 작품에서.....현대시의 시제로 바꾸니..한결 더 글멋이 납니다.
층층 전개가 몰입도를 더 해 주고,
하회탈 눈매가 아삼하게 연상됩니다. 그 부부의 빵 처럼..달콤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오래 지속되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입 안의 말보다, 수화가 더 많은 의미를 내포 할 것 같다는....
좋은 작품에..말이 길었습니다.
잘 감상합니다. 선생님.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앗, 들켰다
자꾸 허섭을 퍼 올리느니 한 편이라도 제대로 건져보자는 다짐으로
몇번을 부셨다 헐었다 결국 모래집이예요 ㅎ
시제...수화였던 글, 손말, 말꽃, 말을 뜨다, 에서 소리를 뜨다,로 본문에 가지를 치고
에라...잘가라...부디 가거던 오지 마라...보냅니다.
봄이 와 버리고 말았습니다, 지난 2월에 눈 맞추었으니 미운정 더 들었지요?ㅎ
香湖님의 댓글의 댓글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인방이 슬슬 달아오르네요
불씨 꺼지지말고 활활 타올라 오시는 분마다
이집은 사람 사는 온기가 느켜진다는 말 내려놓고 갔으면 좋겠고
이집에 오시는 분 모두 뭔가 하나라도 얻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고
또 와보고 싶은 집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습니다
시답잖은 글이지만 저도 한 수 거들겠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지극하외다...
불 쏘시개라도 지핍니다
향호님 지극에 고맙고 감사한 마음 드립니다
내 또한 동인방 시탑이 늘 깜밖이기를 소원하지요^^*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정한 부부가 나누는 수화 한 모양에서도 사랑의 연서를 읽는 시인의 눈은
아마 사랑을 달달 볶다가 그 볶은 것을 누르고 눌러서 고소한 기름을 짜는 행복의 마술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은 손모양이 교차되고 허우적대건만 그 부서지는 바람소리에서 향을 건져내고 애정을 발라내는 모습은
가히 사랑에 도통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질문을 드려서 답을 들어야지요
가지지 않았지만 미루어 짐작하는 것이 시인의 몫이라면
부족한 것에 고명으로 얹어준 배려와 그 작은 안타까움을 시로 노래로 엮어 불특정 다수인에게 나누주는 것 또한
시인의 넓은 치맛자락이라 할 것입니다
여하튼 그 수화의 내용은 알수 없지만, 은근하게 퍼지는 눈웃음에 쳐다보는 나 또한
웃음과 사랑이 전이되는 왕성한 세표의 분열을 감사하게 받을 뿐입니다
좋은 시로 마음 덥혀주시니 벌써 봄을 지나 여름 같습니다.
그저 시 감상평 한자락 놓고 갑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꿈보다 해몽이 아니고
시보다 해설입니다.
현장을 보고 되잖은 시를 주물럭거린 화자보다
더 디테일한 시 같습니다.
네...난 못 알아 듣죠...저 손말이 연서인지? 두고 나온 아이에 대한 걱정인지?
그냥 그들 표정에서 비록...천막장사일지언정 하하 호호가 아름다웠어요
봉지를 내미는 웃음에서 사람들이 찾아 헤매는 행복이란 단어를 읽었어요.
언제나 멸치국수가 기다립니다 ^^*
이경호님의 댓글
이경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손금이라는 묘령의 여류시인 작품에 넋을 놓고 해찰하다가
이제야 톡톡 소리를 뜹니다.^^
그릇에 수북이 쌓인 뜻의 고봉밥과 감투밥을 우연찮게 배우는
날이기도 합니다욤.
뒤늦게 즐감합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묘령의 여류시인...듣기 싫지 않은데요 ㅎ
실속이 있어야 하는데
속 빈 강정에 골다공 시린 바람만 숭숭...
곧 별볼일 생길거라 기대합니다...대기만성 주의보...경호님에게^^
산저기 임기정님의 댓글
산저기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금 방금 kbs2
이미자 특집
노래는 나의인생 듣는데
느닷없이 최시인님이 떠오릅니다.
목소리가 너무 비스므리해서리
노래또한 무지 잘 부르는
최정신 시인님
언제 열창하는 노래 들어야 하는데
아 시에 댓글 달아야 하는데
나중에 달게요
일단 내 감흥을 채우고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래보다 시를 잘 써야는데 염불은 뒷전이고 젯밥에 눈 어두운 땡중 형색...
시에 댓글은 이승에서 가능 하겠죠? ㅎ
좋은시로 만나기요.
조경희님의 댓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공갈빵 굽는 풍경이 참 따스하네요
묵음의 나날들 속에서도
손을 통해 아름답게 소통을 할 수 있으니
하루하루가 행복할 듯...
아름다운 봄날 되시기 바라며
잘 감상했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삭~~~고소~~~텅 빈 공갈 속 맛난 공기...
오늘 갱이님에게 택배한다요.^^*
현상학님의 댓글
현상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말매미 목청이 높으면 저는 그 나무를 한 번 툭 차고 올려다 보았을 겁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럴리가요?
더 멋진 한 편을 그렸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