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있고 내가 없는데/ 김부회 / 낭송, 남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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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96회 작성일 24-07-05 13:28본문
나는 있고 내가 없는데
김부회
간이역의 가락국수와
주전부리 카트를 밀고 다니던 홍익회 아저씨
국밥에 막걸리를 걸친 왁자한 소리들
어느 시절, 아무 역이나 내려 소읍의 풍경에 스며들다
집으로 돌아가기를 되풀이하던
겨울 개찰구
눈발에 젖은 머리를 털며 들어서는 대합실에
쉼표처럼 놓여있는 난롯가
서성거리는 사연들이 불쏘시개가 된 채
추스르다 남은 기다림의 근처에
잠시 머문 여정의 볼을 빨갛게 만들던 온기
혼자 떠나도 여럿이 되는
나의 삼등 완행열차는 이제 없다
별표 전파사가 별 속으로 사라지고
연탄 가게가 하나둘 문을 닫도록
간이역에 버리고 간 우산과
내게서 분절된 내가 오랫동안 같이 있다
돌아오는 열차 창밖 어둑한 가로등이
마지막 담배 한 개비를 끝내 피우게 하는
그 기억이 나를 버리고
마른기침만 속절없이 폐를 찌를 때
그때처럼 눈이 오는데
내게서 표절된 위안을 기다리며
출구를 더듬거리는 차가운 계절의 음습한 온도와
광장을 노려보는 길고양이의 눈이
둥근 삼각형을 만드는 어떤 날
입김 위에 써놓은 내 이름이 흘러내리듯
녹슨 철로 위에
나는 있고내가 없는데
댓글목록
향일화님의 댓글
향일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깊고 좋은 시를 쓰시는 김부회 샘의 시를
남기선 고문님의 곱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시의 느낌을 포근히 살려내신 좋은 낭송이네요
따님의 출산으로 먼 이국 땅에 계시는 동안
손주 사랑으로 행복해 지는 날들이었겠지요
오랜 만에 좋은 시와
좋은 낭송에 머물러
시낭송이 주는 행복에 젖었다 갑니다~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만에 뵙습니다. 경산에서 뵌 이후...............
단아하신 모습 기억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 영위하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남기선님의 댓글의 댓글
남기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문님 잘 지내시지요 ?
한국에 오니 참 무덥네요
손주 녀석의 꼬물 거림이 아직도 눈에
선하기만 하네요
늘 바쁘시지요 ?
건강 잘 챙겨서 우리 건가안 모습으로 만나요
조이킴포에리나김은주님의 댓글
조이킴포에리나김은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부회 시인님의 귀한 시를 만나게 되어 기쁘고 감사드립니다.
남기선 고문님의 변함없는 고운 음성으로 감상하니 시의 깊이가 더욱 생생해집니다.
이 무더운 여름 한가운데에 겨울눈발의 간이역 정경이 눈안에 들어오네요
그곳에 나는 있고 내가 없는데...
귀한 시와 낭송 고맙습니다.^^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과분한 말씀 감사합니다.
건강한 나날 되시기 바랍니다.
남기선님의 댓글의 댓글
남기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은주 사무국장님
잘 다녀왔답니다.
사무국장님도 전에 딸 산후 조리로 먼 길 다녀오셨지요 ?
그 아쉬움을 잘 아시지요?
그간 행사 치르시느라
낭송영상 정리해서 올리시느라 고생많이 하셧어요
낭송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남기선님의 댓글
남기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행기로 10시간을 넘어 고국에 도착하였어요
아랍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오랜만에 경험하는
이 눅눅함이 견디기가 힘드네요
전에 녹음을 해드렸는데 영상을 입으니
낭송이 덕분에 살았네요
김부회 시인님 편안히 계시지요 ?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잘 지내고 있습니다. ^^
남 선생님두...건강하게...즐겁게.....지내시기 바랍니다.
낭송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