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추상 / 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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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st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938회 작성일 15-11-30 21:08본문
Thanks a lot...
댓글목록
미소..님의 댓글
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좋습니다, 활연 시인님! ^^*
내가 버린 것은 너의 진실이었다
눈 내리는 백야는 나를 떠밀어 파묻노니......
이별은 아름다운 시를 낳는 것 같습니다
시, 영상, 낭송이 회오리쳐 빠져들게 합니다
좋은 시간 보내고 갑니다, ^^*
Gaston님의 댓글
Gast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뭔 글이 참 길기도 하지요. 참 오래전 글이기도 한데, 낭송하기에 숨차기도 했을.
따순 겨울나기 하십시오. 고맙습니다.
눈 내리는 추상
활
허공의 바퀴는 마른하늘 한 녘을 비웠다, 불빛의 건너편 방파제는 눈발에 묻혀 어둡다, 낡고 시름없는 번사煩事를 끌고 온 썰물 포구, 폐선은 잃어버린 항로를 기억하려는지, 검푸른 바다의 등에 흩날린다
바퀴가 으깨지도록 달렸던 속도를 죽이고, 길도 없이 붐비던 들뜬 나날의 산꼭대기 높이 걸었던 등불은 내렸다, 그때 눈꽃은 피려는가, 밤의 기슭으로 가서 나는 묻힌다, 하얗게 상처를 표백하는 밤이란, 서러운 자의 무릎에 먹먹한 가슴을 파묻는 것이리라
아득한 세상을 지우려는지, 흰빛은 차디찬 절벽을 다 채우고, 둥글고 환한 밤 하나의 등불을 켜려는지, 나무로 풀로 들녘 모진 섶으로 허공에 모아둔 글썽이던 눈물의 빛깔을 부려놓으려는지
어제도 그제도 옛날도, 흩날린 발자국도 지우며 그렇게 한 지면이 하얗게 백양나무 가슴을 보이면 편지를 쓴다, 수십 년을 홀로 사랑했을 사람에게, 이미 기억의 이파리 다 떨어낸 그날의 사람에게, 그러다 문득 눈부신 찰나 남이 된 사람에게, 그해 겨울 시린 손으로 그려보았던 동그란 약속들과 미지 너머 갈맷빛에 쓴다
사랑도 연애도 거짓이었다, 참혹한 속내를 비우며 나에게로 환해진 길이었다, 돌아본 적 없이 떠난 망루에 누군가는 흉터를 언덕에 뿌리며 아파했으리라, 언덕 저편으로 점멸한 나는 각빙의 비늘을 떨어내는 추억이 하얗게 내린다는 걸 안다, 늘 언약의 밖으로 달아나며 쓸쓸한 어둠을 키웠다, 그래서 눈꽃은 잠시로 얼어 있다가 이내 각혈한다는 걸 안다
어느 참회는 나로 편해진 용서였느니, 내가 버린 것은 회당의 불빛이 아니라 너의 진심이었다, 눈 내리는 백야는 나를 떠밀어 파묻노니 차디찬 적막에 눕는다, 눈 녹아 질척거리는 외진 길에 바람은 어제의 비문을 쓴다
`
niyee님의 댓글
niye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고~
활연님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역시 개성 넘치는 글을 쓰시고 영상시도 빚고 계시군요
뵌지 수년전인 듯 ...
저 니예 기억하시는지요 ㅎㅎ..
늘 멋진날에 행복하세요.
Gaston님의 댓글의 댓글
Gast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당연 기억하지요. 엄니같은 분인데.
잘 계시지요?
영상은 안 한지 오래되었지요. 뭐 요즘은 동영상 분위기이고
공부할 여력이 없어서, 훗날이나.
늘 환한 날 지으세요. 니예님.
건강 꼭 챙기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