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거나 돌아오는 길 / 최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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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피리최영복님의 댓글

돌아가거나 돌아오는 길 / 최영복
겨울이 오는 길 위에 홀로 셨습니다
양쪽으로 늘어선 가로수가 헐벗고
언제부터 차가운 칼바람이 불었는지
부러질 듯 매섭게 울어대는 나뭇가지
소리가 귀전을 때립니다
누렇게 말라붙은 주변의 들풀들도
숨죽여버린 빈 거리에
남겨진 기억들은 되새김질하며 울꺽
지난 감정을 수시로 토해냅니다
모든 세상 위에 던져진 것에
뛰어들기 주저했던 시간들은
결국 나를 비켜갔고 지나가야
알 수가 있는 나 스스로의 행위대로
삶은 이루어질 못했다
모든 게 처음부터가 오류였다 면
결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시간의 의미를 외면한 건지
온전히 빠져들 수 없는 시간 속에
나는 늘 혼자였고
주어진 시간만큼
흠뻑 빠져들지 못했던 놓쳐버린 시간들은
두렵고 잔혹하게 되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