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이기에 더욱 외로울 수가 없다/ 민경교 > 영상시

 
  혼자이기에 더욱 외로울 수가 없다


                   龍門 민경교

내 혼자 사는 것이 안타깝다 말하는 사람
처음에는 위로겠지 하고 고맙다고 말을 했지만
이제는 그 말이 내 듣기 거북할 때가 있다

잊을 만하면 뜬구름처럼 나타나
대나무 마디처럼 말끝마다
너 왜 그렇게 사니
그러나 나는 주방에서 파와 마늘을 다듬으며
흥에 겨워 콧노래를 부를 때가 있고

전날 모임에서 술을 거하게 마셨을 때에도
아침에 콩나물 해장국 손수 끓여먹을 수 있으니
날 잘 아는 지인은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창밖을 내다보면 자연이 날 반기고
티비에서 연속극이 나오면
나는 그 안에서 주치의가 되는 것처럼 기쁘나
가려운 내 등 긁으려는 사람 한명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