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가을 들녘 / 최명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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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명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94회 작성일 16-09-13 19:06본문
풍요로운 가을 들녘
최명운
혼다 4 행정 예취기 칼날에 베이어져 넘어가는 잡초
비름나물이 성인 키만큼 자랐고
바랭이는 옥수수 나지 않은 곳이나
밭둑을 무차별적으로 점령해 세력을 키워나가고
논에서만 벼와 섞여 자라는 줄 알았던
한해살이풀 피 잡초
밭에서 기세등등 한 포기가 수십 포기로 번식해
칼날에 잘리지도 않는다
환삼넝쿨 칼날에 감기고
칡넝쿨은 땅으로 포복하며 마디마다
뿌리를 내리고 대추나무 감나무 매실나무를
순식간에 올라타
정복의 기쁨을 누리듯
선들 불어오는 갈바람도 만끽하며 꽃을 피웠다
꽃이 피었는지 알 수 없는 오가피 열매
어느새 어린아이 주막만 한 송아리 뭉치다.
잡초 키가 자라
여치나 소금쟁이 잡아먹을 수 없었던 개구리
팔짝팔짝 뛰며 풀이 베어진 곳에서 포식한다
매실나무 아래 풀 속에서 자리 잡고
휴식 취하던 말썽꾸러기 고라니
사랑방을 내어줘야지만
훗날을 위한 풀베기라서 어쩔 수 없다.
올 추석이 다른 해에 비해 이르다
지난해 단감이 제법 노랗게 먹기 좋게 익었는데
같은 단감나무인데 올해는 푸릇푸릇하다
풀베기 멈추고 까치발로 올 단감을 따는데
모기떼가 윙윙거리며 달려든다
피를 빨아먹기만 하면 다행이지만
피부를 붓게 하고 간지럽게 하고
병균까지 옮긴다니 모기가 무섭다
700여 평에 심은 사료용 옥수수
팔뚝만 하게 여물었다
한겨울 소가 영양식 여물 사료용이지만
삶아서 먹고 싶다
하모니카처럼 옥수수가 생겼다지만
무만 한 사료용 옥수수는 대물 중에 대물이다
촘촘하게 알갱이가 꽉 찼다
한가위 보름달처럼 들녘 오곡백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