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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농지를 마늘밭으로 / 최명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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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최명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85회 작성일 16-11-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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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농지를 마늘밭으로
최 명운

남들은 한 달 전 마늘을 심어 싹이 푸릇하게 자랐는데
심을까 말까 이리저리 재다가 11월 말경에야 심었다
농사일만 한다면 적기에 심었을 텐데
직장을 다니다 보니 시기를 맞출 수가 없었다
하루는 퇴근하고 딸아이 데리고 가서
로터리 친 땅을 마늘심기 좋게 이랑을 쳤다
로터리는 동네 사람한테 의뢰해서 삯을 주고 시켰다


일 년간 휴 농했던 자리라서
바랭이와 잡초가 수풀처럼 우거져 있기에
풀이 생육을 다하고
검불로 변할 시기를 골라 로터리 칠 수밖에 없었다
땅이란 한순간만 눈을 돌리면 기세등등 잡초가 차지한다
옛날 시골에서 농사짓던 아버지 말씀이 생각난다
곡식이 잡초처럼 잘 자라면
곡식 키우는데 걱정이 없을 거라며
한여름 뙤약볕에서 한숨 어린 말씀
그렇게 이랑을 만들어 놓고 마늘 종자를 사서 언양장에 갔다


이튿날 언양 시골장에 갔다
이미 마늘 심는 시기가 지나서인지 종자가 보이지 않더만
이리저리 시골장 구경하며 한 모퉁이 지나니
별로 좋지 않은 마늘 종자를 팔고 있다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두말할 거 없이 마늘을 샀다
그래도 다행이다
아니 행운이다
올 늦가을에 심지 못하면 내년 2~3월경에나 심어야 하는데
언 땅에 마늘 심기가 싶지 않을 것이다


직장에 월차를 내고 마늘 심으러 갔다
월차 내고 마늘 사고 로터리 치는데 품삯주고
거름이며 비닐 두 사람의 하루 일한 삯을 어림셈하면
인건비도 나오지 않고 그 돈을 사서 먹는 것이 싸다는 걸 알면서
농사꾼은 해마다 먹을거리 농사를 한다
올해도 고라니가 내려왔다
로터리 친 이랑을 밟을 흔적이 있다
두 개의 발톱으로 눌린 자리가 선명하게 찍혔다


먹고살기 위해 농사를 하고
동물들도 살기 위해 가을이라서 밭 가로 내려오는 듯하다
겨울을 나기 위한 생존의 위험한 선택일 것이다
고라니는 꼭 다니는 길이 있는 듯하다
매실 밭과 논둑 사잇길로 늘 내려온다
거기에 올무를 치면 영락없이 잡힐 거 같지만
동물을 함부로 잡을 수 없고 잡는 해가 정해져 있으니
유해 동물이라도 아무 때나 잡을 수가 없다
마늘 심는 날 다행히 날씨는 청명하고 햇살도 따스하다.


까치는 인간이 밭에서 무엇하는지
주변에서 관찰하며 살피는 거 같다
까치란 영물이라서
밭에 씨앗을 심을 때면 어김없이 씨앗을 빼먹는다
신기한 것은 농약에 담갔다가 뿌리는 씨앗을 절대로 먹지 않는다
콩에다 구멍을 뚫어 청산가리 넣고 꿩을 잡았던 옛 분들의 지혜
지금엔 감히 생각도 못 할 테지만
잡식성인 까치는 잡을 수 없을 듯하다


24절기 중 11월 22일 소설 하루 앞둔 날이라서 해가 빨리 넘어간다
스모그로 인해 해거름일 때 노을이 없다
오전 마늘심기 시작할 때 맑았는데 붉게 타는 노을은
소모그가 집어삼켰다
늦은 가을이라서 금세 어두워진다
정년퇴직 한 달 남겨 논 시점이라서 생각이 많다
까면 깔수록 끝까지 가야 하는 양파 같은 인생
정년 후는 또 제2의 인생에 도전하란다
마늘과 양파를 심듯 내년 봄엔 인생이모작인 감자를 심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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