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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노래/김사랑  

가을 바람을 따라간다
물잠자리가
호수같은 여인의 마음에
물방아를 찧고 가면
고요한 심장에 파문이 인다

비취색 물위에 떠있는 갈잎
바람도 숨을 죽이면
구름이 머물다 가면은
수련잎에 달빛 속삭이는 소리
여인에 가슴에 구월이 온다

어디로 떠나려 하는가
꽃이 시드는 계절
밤새 타오르던 열꽃의 사랑도
내 빈가슴 언저리 피어나던
부질없는 인연의 꿈이련가

내 인생에 구월이 지나는 동안
사는 생에 그리움뿐이라면
수련처럼 피었다지고
사는 삶에 기다림뿐이라면
잠자리처럼 쉬었다 가야지
*김사랑* 1962년 전북진안 * 2002 첫시집 사랑을 꿈꾸는 나무* 2005년 아버지자전거 신인상 수상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