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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기다림 /오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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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93회 작성일 20-11-08 21:49

본문

맑은 기다림

오순남

난초 위에 뜬 달이
비에 젖어 보이질 않네

살짝 열어놓은 창문 사이로
고독의 새 한 마리

촉촉해진 어둠 속으로
슬피 울며 어디로 날아가나

무뚝뚝한 밤바람이
벙어리가 되었을까

고요함만 흐르는
뻣뻣한 창문밖엔

단비 흠뻑 머금은
맑은 아침이

생명의 호흡을 들이마시며
힘껏 기지개를 켜니

까만 먹으로 그어댄
난초가 푸르름으로 치는 아침 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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