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산 숲길에서 / 이범동 / 영상 幸村 > 영상시

 
♠검단산 숲길에서

                        淸海 이 범동

햇살 솟는 검단산*
잿빛 등산길을 걷고 걸어
깔닦고개 산책길에 걸터앉은 나그네

남한강 물길 닫는 깊은 숲속
청량한 약수터 감로수 한잔할 때
앙상한 나뭇가지에 뻐꾸기 한마리 구슬피우니
흘러간 삶의 고된 흔적이 새롭게 아련하다

감로수에 오장육부를 세척하니
젊음이 소생하고 가슴속이 한결 새롭다
살아온 삶의 무거운 짐 다 벗어 놓고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사는 것이 인생이라

지나온 사연 다 기억하면
어쩌나,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흘러가는 세월에 묻어두고,

가끔 생각도 기억도 하지 말고
가는 세월 속에 매 순간을
발길 가는대로 물길 흐르는 대로 그냥
긴 세월을 홀로 걷는 것이 나그네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