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위선 / 안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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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로님의 댓글

#3 [침묵의 위선]
내가 봤던 건 전부 위선이라는 이름의 유령이었을까?
사소한 불의에도 비판의 칼을 들고 앞장섰던 그들이
더 큰 불의에 숨죽여 침묵한다.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신기루처럼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다.
조금의 불공정에도 평등의 저울을 들고 분노하던 그들이
불공정의 일상에서 고요히 침묵한다.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리 찾고 찾아봐도 지우개로 지운 듯 지워졌다.
정중히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이에게 단죄의 봉을 두드렸던 그들이
폭압의 무기를 든 파렴치하고 뻔뻔한 이에게 얌전히 침묵한다.
그들은 가장 비겁한 모습으로 모두 똑같다고 말하며 악마가 흘린 땀처럼 증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