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똥가리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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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도를 찾아오는 맹금류를 만나 기기 위해 새벽에 출발해서 도착하니,
일출의 여명이 차 백미러로 보이는 시간에 교동도에 도착을 했다.
흰꼬리수리가 주로 앉았던 지정석의 나무로 가보니 보이지를 않는다.
논두렁의 길을 달려 독수리들이 주로 앉았던 논 사이의 전봇대나
논에도 한 마리도 보이지를 않는다.
교동도를 한 바퀴 도니, 아침 9시 반... 화성 7공구로 가보기로 방향을 정해본다.
추후 이날을 검색해 보니, 오후 늦게 철조망 너머 이북에서 넘어오는 흰죽지 수리, 독수리를 만나
간신히 사진을 담었다는 후기를 보았다.
올가을 물수리를 쫓아다녔던 화성 7공구는 이곳에 농사를 짓는 사람만
출입 열쇠가 있어, 기다렸다가 따라 들어갔다가 나올 때 같이 나오지 못하면
이곳에 갇히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 한다.
겨울 초입, 추수가 끝난 드넓은 논을 다녀보며
하루에 한 번 만날 수 있으면 그나마 조복이 따라온다는 흰죽지 수리를 기다려 보았지만,
여기를 가도 말똥가리, 저기도 말똥, 말똥이 화성의 광활한 간척지를
점령하고 지배하고 있는 모습만 본다.
말똥가리는 그 이름이 특이하다. 순우리말이라서 더 정감이 간다. 말똥가리란 이름의 어원은 여러 설이 있다. 첫째, 말똥말똥한 두 눈을 가져서 말똥가리라고 부른다는 설. 둘째, 말똥가리의 배 색깔이 갈색인데 그 모양이 말똥을 닮아서 말똥가리라고 한다는 설. 셋째, 옛날에는 길에 말똥무더기가 많아 그 주변에 쥐가 많았는데 이 쥐를 잘 잡아서 말똥가리라고 불렀다는 주장. 넷째, “히이요” 또는 “삐이잉”하는 이 새의 울음소리가 마치 말울음 소리를 닮아서 말똥가리라고 한다는 설이 있다.
정민의 책 ‘한시속의 새, 그림 속의 새’에 따르면 조선시대 실학자였던 이덕무는 그의 책 한죽당섭필(寒竹堂涉筆)에서 꽁지 바탕에 흰 깃이 있는 말똥가리를 ‘마분략(馬糞掠)’이라고 했다. 이를 해석하자면 ‘말똥을 약탈하는 새’란 뜻이다. 옛날에는 또 이 녀석을 말똥매 또는 말똥수리라고도 불렀다. 북한에서는 말똥가리를 저광이, 큰말똥가리를 저광수리, 털발말똥가리를 털발저광이라고 한다.
그런데 말똥가리 말고도 새 이름 끝에 ‘∼가리’또는 ‘∼구리’를 쓰는 새가 있다. 왜가리도 있고, 병아리의 경상도 사투리인 삐가리도 있다. 또 직박구리와 딱따구리도 있다. ‘∼가리’나 ‘∼구리’는 ‘∼거리다’의 변형된 명사형이다. 왝왝거리기 때문에 왜가리, 삐약거려서 삐가리, 찍빡거려서 직박구리, 딱딱거려서 딱따구리라고 하듯 두 눈이 말똥해서 말똥가리가 아닐까. 이건 순전히 기자의 생각이다.
말똥가리의 영어 이름은 ‘Common Buzzard’고 학명은 ‘Buteo buteo’다. 중국에서는 말똥가리를 ‘리에쑨(獵)’이라 부른다. 중국에서는 오히려 말똥과 관련 있는 새가 황조롱이인데, ‘마펀잉(馬糞鷹)’이라고 한다. 황조롱이의 정식 명칭은 ‘홍쑨(紅)’이다. 어쨌든 말똥가리는 말 또는 말똥, 말똥말똥한 눈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2010년 환경부는 말똥가리에 초소형 인공위성 추적 장치를 달아 이동시기와 경로, 번식지역을 알아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4월7일쯤 한반도 내륙을 따라 북상해 18일 만에 러시아 하바롭스키 동쪽 해안 부근에 닿는다고 한다. 또 남하 시기는 9월25일이고, 같은 장소로 도래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한다.
거리에서 말똥은 사라졌지만 말똥가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 녀석을 계속해서 볼 수 있을 거란 장담은 할 수 없다. 예전에는 말똥 같이 흔히 볼 수 있는 맹금류였으나, 개발과 남획 등으로 개체수가 많이 줄어 현재 멸종위기동물 2급으로 보호하고 있다.
(출처 ;영남일보 )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120406.010430709230001
댓글목록
계보몽님의 댓글

그렇군요 말똥가리와 새들의 역사를 훑어보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집니다
작명이 그들의 행동에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짐작을 했지만
실제로 설명을 들으니 아하! 합니다
말똥가리의 서늘한 눈빛이 사냥감을 발견한 듯 비장합니다
교동도에도 눈이 많이 왔겠지요 강화에서도 한참을 더 가야 만나는 교동도
김포에 친구가 있어 참 많이도 다녔네요
수고하신 영상 설명과 함께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등대님!
밤하늘의등대님의 댓글의 댓글

눈이 왔어도 습설이라 전부 다 녹아버린 모습을 봅니다.
새들의 눈은 전부 동그라니 말똥하고 관계된 이유가 있지 앉나 생각을 해봅니다.
주변의 높은 곳인 농경지 교통로의 전봇대 위에서
사냥감을 찾아, 사방을 내려다보는 모습을 담아 보았습니다....
교동도 대룡시장 주변은 아직도 많은 분들이 다니는 것 같고요!
새 사진을 담으려다 보면 농경지를 달리니 관광객들과는 동선이 다르게
되겠지요!...^^...
감사합니다. 계보몽님!
해조음님의 댓글

전에도 말한바 있지만 말똥가리라는 이름때문에
하찮게 생각되는 조류인데 실물을 보니 이제 무서운 감마져 듭니다.
응시하는 매서운 눈초리로 볼때 "눈이 말똥말똥해서
말똥가리로 한다"는데 한표 주고 싶네요..ㅎㅎ
말똥가리의 수직 낙하 비행이 정말 멋있습니다.
새 촬영하는라 추운곳 다니시니 더욱 건강에 유의 하셔야겠습니다.
밤하늘의등대님의 댓글의 댓글

이름은 촌스러워도 맹금류 중에 모습은 우아하고 멋진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날개의 문양은 멋지고요.
날씨가 추워져야 맹금들이 더 남으로 내려오니,
추어질수록 더욱 쫓아다녀야 하는 것이 일인 것 같습니다.
핫팩도 단단히 준비했고, 올해는 작년에 보지 못한 녀석들을 보러
일찍 다녀보는데, 일찍 서둘러 보아야 허탕만 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해조음님!
Heosu님의 댓글

사실 사진이라 작게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정말 엄청난 덩치였습니다..
날카로운 부리와 눈이 가까이로 스쳐지나가면 아마도 기절초풍할지도 모를 것 같습니다..
바다 가까이에 있는 갈매기도 가까이오면 와 그렇게 엄청난 큰 녀석인지 몰랐거든요...
수고 많이 하셨고요...이제 철새의 계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앞으로 더 큰 기대를 해봅니다..
밤하늘의등대님의 댓글의 댓글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에게 덤벼들면 난감할 것 같습니다.
하늘에서 내리꽂으며 날카로운 발톱으로 뒤통수라도 노리면
상처가 심히겠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자기보다 덩치가 커서 그런지
사람만 보면 피합니다...^^...
쉽게 거리를 주지 않고요! 까칠한 놈은 차만 보아도 도망가서
이리 모델을 해주는 녀석들은 전부 조심조심해 다가가서 만난 녀석들입니다...^^...
감사합니다. Heosu 님!
물가에아이님의 댓글

이름만 들어면 마치 개구쟁이 같은데
무서운 새 같습니다~
부리도 발톱도 맹금류 이네예
옛 사람들 새 이름 꽃이름 참 순수 하게 지었지예~
군인이 보초서는 그곳
주민증 맡기고 들어갔었던 지난날
철원 어디쯤 인데
오래되어 생각도 가물 가물 입니다
강화도는 한번 더 가질런지~
참 많은 생각이 지나갑니다~
이제 절정의 새 사진 적기 입니다~
옷 따습게 챙겨 입으시고예~
눈길에 체인도 챙기시고예~
멋진 사진 기다리겠습니다예 ㅎ
늘 건강하신 행복한 날들만 있으시길예~~~~
밤하늘의등대님의 댓글의 댓글

교동도를 들어가련 지금도 해병대 검문소를 거치지요
외지인 통행시간은 새벽 4시부터. 밤 12시까지이니 아직도 많이 불편한 곳입니다.
예전 배로 다닐 때에는 출입 배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들어가지를 못했으니
아는 지인이 명절 때마다 배 시간을 맞추던 생각이 납니다...^^...
사진은 화성 7공구이고요! 간척지를 막아 논으로 만든 곳입니다.
사람들이 접근이 거의 없고, 일부 농부들만 다니니
새들에게는 잠시 머물고 가는 최적지가 되는 곳 같습니다.
덕분에 이런저런 새들을 많이 보지만, 출입이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물가에아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