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천리 담양의 지난해 가을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지난해 가을이 들어서자마자 다녀온 9월1일과 2일, 남도천리 전남 1박2일 여행이야기입니다.
뒤늦게 이제서야 끄집어 내어 작업을 하며 펼쳐놓습니다.
지난해 가을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 볼까요?
새봄이 시작되었지만
아직도 겨울같은 추운 봄, 그 봄에서 살짝 물러나 지난가을속으로 들어가 보세요.
소쇄원 들어가는 입구가 대나무숲으로 되어 있어 눈이 시원하였다.
바람이 한차례 나먼저 지나가더니 쏴아~ 댓바람소리를 남긴다.
棲霞堂서하당이다.
서하당 김성원(棲霞堂 金成遠 1525~1597)이 식영정 바로 곁에 본인의 호를 따서
서하당(棲霞堂)이란 정자를 지었다고 하며 최근 복원한 정자라 한다.
제월당(霽月堂) -방과 마루가 있는데 양산보(1503~1557)가 거처하던 곳이다.
제월당 글씨는 우암 송시열 글씨의 서각이다.
제월당과 광풍각은 광풍제월에서 따온 이름이다.
광풍제월은 중국 송나라 때 명필 황정견(黃庭堅 :1045~1105)이
성리학자 주돈이(周敦頤 :1017~1073)의 인물됨을
'胸懷灑落 如光風霽月' 이라는 문구에서 나온 말이다.
'胸懷灑落 如光風霽月'이란
가슴의 품은 뜻의 맑고 맑음이 마치 비가 갠뒤 해가 뜨면서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과 같고 비 개인 하늘의 상쾌한 달빛과도 같다.
벽에는 도연명의 귀거래사,소치 허련의 난초그림,천정에는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도 보인다. 하서 김인후의 '소쇄원48영'현판도 보인다
처사 양산보선생님은 정암 조광조밑에서 수학하였으나 기묘사화로
스승 조광조의 사사이후 속세를 떠나 이곳 소쇄원에 머물며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읊으며 살았다
- 자, 돌아가자, 歸去來兮
전원이 황폐해지려 하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
이미 내가 잘못하여 스스로 벼슬살이를 하였고 정신을 육신의 노예로
괴롭혔거늘 어찌 혼자 한탄하고 슬퍼만 하겠는가?
이미 지난 일은 탓해야 소용없음을 깨달았다.
앞으로 바른 길을 쫓는 것이 옳다는 것을 알았노라.- (중략)
제월당마루에 오르느라 벗어놓은 신발에 언제 왔는지 호랑나비 한마리가
살포시 날아와 앉아 있었다.
호랑나비가 반겨주다니..
주인 양산보의 혼이 먼길을 찾아, 찾아 온 우릴 반기려 호랑나비로 오신게로군!
*잠시 양산보(梁山甫, 1503년~1557년)에 대해서..
조선 전기의 문신이다.
본관은 제주, 자는 언진(彦鎭), 호는 소쇄옹(瀟灑翁)이다.
총명·단정한 성품으로 어렸을 때부터 글을 깨우쳤다.
열다섯이 되던 해에 정암 조광조 문하에서 글공부를 하여 1519년 기묘년에 현량과에 급제하였으나
숫자를 줄여 뽑는 바람에 낙방하였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중종이 그를 친히 불러 위로의 말과 함께 지필묵을 하사하셨다.
그해 겨울에 기묘사화가 일어나 조광조가 괴수가 되었다 하여 화순 능주로 유배되어 사약을 받고 죽자
원통함과 울분을 참을 수가 없어서 세상 모든 것을 잊고 산에 들어가겠다는 결심을 하고,
무등산 아래에 소쇄원이라는 별서정원을 짓고 두문불출하며 스스로를 소쇄옹이라 하였다.
그 후에도 여러 번 벼슬길에 나갈 것을 권해왔으나 끝내 버티어 나가지 않고
한가롭게 산중에서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를 연구하며 지냈다.
*위키백과에서
다람쥐도 저희 부부가 온다는 기별을 들었는지 쪼르르 달려와선 그 잰 걸음을 멈추곤
우릴 쳐다보며 잘 오셨다 반기지 않는가.
한없이 사랑스럽고 귀여운 다람쥐에게 사랑을 건넨다.
때맞춰 바람도 찾아 와 물결로 반기고 있었다.
이렇듯 자연의 환대를 받으며 다니는 여행길은 분명 꿈길임이 틀림없다.
신선이 된 듯 심신이 홀가분, 명쾌다.
여행중 잠시 호흡을 정리하며 지도를 살펴본다.
아래 오른쪽으로 현위치, 우리가 다녀 온 소쇄원,한국가사문학관,
그리고 우리가 갈곳인 식영정도 보이고, 위쪽 좌측에서 면앙정도 보인다.
메타세콰이어 길은 오른쪽 맨 끝에 위치해 있다.
담양 가사문학관 뜰에서 용운수대를 만난다.
김인후의 소쇄원 48영 중 제8영 舂雲水碓(용운수대)
구름 위로 절구질하는 물방아
永日潺湲力(영일잔원력) : 온종일 좔좔 흐르는 물의 힘으로
舂來自見功(용래자견공) : 찧고 찧어서 절로 공을 이루네
天孫機上錦(천손기상금) : 천손(직녀)이 베틀 위에 비단을 짜듯
舒卷擣聲中(서권도성중) : 방아 찧는 가운데 책을 걷으락 펴락
가사문학관 내에 걸린 침계문방도이다.
소쇄원 48영 중의 하나인 침계문방을 그린 그림으로
오곡문ㆍ소쇄정ㆍ광풍각이 보인다.
석성 김형수 그림
가사문학관 뜰에 꾸며진 S자길 터널에 매달린 아기자기 정겨운 조롱박 길로 들어서니
마음이 절로 풍성해진다.
다 둘러보고 나니 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이동중 우연히 만난 소문난 수려재식당에서 한상을 받는다.
요 식단은 돼지떡갈비입니다.
참 고맙게 오신 님,
수려재에서 느긋하게 앉아 한상 받고 가세요.
담양맛집 수려재는 전라남도 담양군 남면 학선리 88번지에 위치해 있습니다.
주요 메뉴로는 국내산 돼지떡갈비가 나오는 수려재정식과 매운수려재정식,
국내산 오리떡갈비가 나오는 참살이정식, 한우떡갈비를 맛볼 수 있는 수라상정식,
효소돼지갈비정식이 대표적인 음식점입니다.
기인 이야기는 여행기방에 여러편으로 제작해 두었습니다.
유익한 이야기들,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전 이만 물러납니다.
찬란한 빛/김영희 드림
담양은 저도 추억이 깃든 곳이지요.
선현 양산보에 대한 고사를 읽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옛날 고절한 기개를 지닌 선비들이 정치적으로 뜻이 맞지않아, 혹은 당쟁으로 인한 사화를
당하고 귀향하거나 산중거사가 되었을 때, 왜 그분들은 그 땅에서 그 높은 지식과 학문을
그 고을에 사는 백성들을 위해 사용할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물론 후학들을 가르친 분들이 많았지만, 그 학문을 그 동네에 살던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데
나누어 썼다면 얼마나 더 존경스러웠을까 하는 안타까움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