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그늘속의 안민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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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물가에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5건 조회 1,765회 작성일 17-04-05 08:16본문
이른 아침 사진대회에 오전만 참석을 해서 사진 담고
그 장소에서 이 '안민고개'까지 걸었답니다
버스노선은 원래 없지만 교통통제로 차가 못 다닐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이 고개에 있는 '드림로드'입구에 도착하기까지 3시간을 걸었답니다
드림로드 일주하는데 2시간 산 아래 내려가서 차로가 있는 버스 정류장까지 30분
사진 대회장에서 오전내내 모델들 따라 다니면서 걷고
참 많이도 걸은 날이였습니다
그래도 다음날 영 못 일어날 정도는 아니였어요...
튼튼해진 다리에 혼자 행복해진 시간이기도 했답니다
진해에 아름다운 추억을 댓글에 남겨주신 마음 자리님 글을 밖으로 내어 봅니다
<금강모텔> 2005년 가을 어느 날
입구를 들어서니 잘 가꾸어진 정원이 객의 마음을 편하게 어루만져 준다.
정원수 중에 야자수가 몇 그루 있는 걸 보며 아...여기가 남쪽이구나 하는 걸 새삼 느껴본다.
진해 해군작전사령부 가까이 금강모텔.
현관을 들어서니 슬리퍼들이 가지런히 놓여있고, 주인할아버지가 편한 웃음을 머금고 반가운 인사를 건네신다.
“오늘 일이 잘 안 풀렸구먼. 하루 더 머무시게?”
“예. 하루 더 묵어 가야겠어요.”
“어제 그 방으로 드릴까?”
“네...”
아무래도 내 인상이 안 편해 보였던가 보다.
“여기 앉아서 이야기 좀 하다가 올라가지...”
어제처럼 안내데스크 앞 널찍한 소파에 주인할아버지와 마주보며 앉았다.
차를 권하시는 할아버지의 얼굴엔 77년 세파를 슬기롭게 이겨내신 관록이 선한 웃음으로 우러나왔다.
그 웃음을 보며 차를 마시니
아버지와 마주앉은 것처럼 몸과 마음이 편해지며 하루동안 쌓인 피곤들이 조금씩
풀려가고 있었다.
“오늘 설치를 끝내고 올라가려고 했더니 그만 부품 하나가 말썽을 부리네요.”
뭔가 귀담아 들어주실 분위기라 불쑥 말을 꺼냈는데,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주셨다.
어제 처음 들린 이곳에서 왠지 낯설지 않은 느낌의 주인할아버지와 여러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속으로는 이야기 많은 노인네에게 붙잡혔구나 생각했었지만
이야기를 듣는 동안 그만 할아버지의 이야기에 차츰 빨려들고 말았다.
10살에 일본에 건너가 18살에 돌아올 때까지 고생했던 이야기며,
새 어머니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은 이야기...
줄줄이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다 듣진 못했지만,
추억을 더듬는 그 이야기들 속에서 따뜻함이 느껴졌었다.
단지 하루 묵어갈 손님이었지만 친근하게 속내를 보이시는 모습도 참 보기 좋았었다.
오늘 하루 겪었던 이야기를 다하고 나니, 편한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여셨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시게. 오래 세월 살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어...”
“어느 순간 아주 힘들었던 일도 나중에 돌아보면 아...
그 일도 내가 걷는 길의 이정표 역할을 했었구나...하는 생각.”
“그럴 때는 이렇게 생각해보게. 오늘 일을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기는 좋은 일도 있을 거란 생각 말일세.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지.
내가 15살 때...” 오랜 세월의 삶 속에서
전화위복, 새옹지마의 예가 될만한 이야기들을 할아버지는 힘들이지 않고 술술 건져 올리셨다.
일이 틀어져 짜증으로 예민해져있던 마음들이 부드럽게 어루만져지는 느낌이 들었다.
몸이 나른해지며 졸음이 몰려왔다.
“할아버지. 저 올라가서 좀 쉴게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래요. 올라가서 푹 쉬어요.”
계단을 올라 방으로 가면서 나는 몸보다 마음이 먼저 편안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몸 뿐만이 아니라 마음까지 쉬어 가는 곳.
금강 모텔.
다음에도 이 곳에 들리면 이 곳에 묵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창 밖으로 진해의 어둠은 점차 짙어지고 있었고,
틀어진 일을 바로 잡아보려고 용을 쓰느라 지쳐있던 몸은
먼저 편안해진 마음 따라 조금씩 새털처럼 가벼워지고 있었다.
***
안민고개에서 내려다 보이는 진해 앞바다
댓글목록
물가에아이님의 댓글
물가에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진해 안민고개는 옛부터 정서적으로 아름다운 벚꽃길입니다
오르막이였다가 내리막이였다가 ......
오르는길에 이것저것 먹거리 파는 포장마차도 옛멋이고 향기좋은 커피점도 있답니다
꼬불 꼬불한 길에 옛날에는 차와 사람이 같이 다녔지만 지금은 안전하게 걸을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영취산 진달래 보러 갈랬는데 여수쪽에 봄비 소식이 있어 포기한 아쉬운 아침 입니다
내맘뜨락님의 댓글의 댓글
내맘뜨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니에요 제가수정하면서ㅠ
물가에아이님의 댓글의 댓글
물가에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에고~
내맘뜨락님 물가에 삭제 했어요
아래에 다시 들어오셨길래...ㅎ
진해 다녀오신 사진 좀 보여주시어요~!
善友0님의 댓글
善友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진해 안민고개의 풍경도 볼만하네요!!
사진대회에 참석해서,안민고개 걷고 바쁜 하루 일정을 보내셨군요!
안민고개길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색이 없을 듯하네요!!
벚꽃과 어우러진 멋진 고개길이네요!!
사진 감상 잘하고 갑니다!!
물가에아이님의 댓글의 댓글
물가에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善友님~!
맞아요 드라이브코스....
차로 달려도 좋고 운동삼아 걸어도 좋은 길이랍니다
벚꽃이 지고 나도 멋진 곳입니다 아래로 내려다 보는 전망도 좋고 커피도 맛나고....
이날 장장 5시간 30분 걸었습니다...ㅎ
좋아서 즐기며 걷는 일이기에 좋았어요
일 때문에 걸어야 햇다면 참으로 힘들었겠지요
좋게 보아주시니 고맙습니다
오늘도 멋진 하루 되시고 건강 하시어요~!
찬란한빛e님의 댓글
찬란한빛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튼튼해진 다리에 혼자 행복해진 시간이기도 했답니다'
요 말은 지 18번 말입니다요. 지 말을 빌려가신 게로군요. 하하하
제가 많은 걷는 이유입니다.
튼튼한 다릴 맹글기 위해서지요.
많이 걷고 건강하세요. 물가에아이님!
물가에아이님의 댓글의 댓글
물가에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빛님~
물가에 사진담으며 제일 좋아진 것이 다리 튼튼해지고 체력이 좋아진것이랍니다
상상도 못했든 일이지요
숲속이나 공기 맑은 곳에 걷는 것을 참 좋아라 합니다
얼른 회복하시고 벚꽃 만개 할때는 꽃길 많이 걸으시길 빕니다
내맘뜨락님의 댓글
내맘뜨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민고개의 멋진풍경을그냥지나지고 와서
못내 아쉬운데 이렇게 물가에님덕으로 호강합니다
저는 여좌천과 경화역만 보고 왔거든요
바다가 보이는 벗꽃길~~♥♥♥
물가에아이님의 댓글의 댓글
물가에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맘뜨락님~
물가에도 진해가서 다 못둘러보고 왔어요
벚꽃 지기전에 시간이 나면 탑산이 있는 중앙로타리를 담아 보고 싶어요~!
아마도 비가 내렸다 그쳤다 하는 봄날이니 내년에나 가능할것 같기도 해요~!
여좌천 경화역이 핵심이기도 해요...ㅎ
옛날에는 경화역에도 기차가 달려 왔는데 지금은 그냥 상시로 세워두게 되었지요
진사들도 그렇고 폰으로 사진 담는 사람들 차가 와도 비켜 나지를 않으니 위험하기도 했지요
안민고개 오르면 바다를 보면서 오르기는 해요
건강 하신 날들 되시고 언제나 행복하시어요~!
sogood님의 댓글
sogo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다운 고개길의 멋진 벚꽃길이네요!
그러고보면 대한민국 땅은 작지만 볼것 많고 구경할 곳도 많은 나라인것 같아요!
굽이 굽이 돌아가는 저 고개길이 인생사 변화의 골곡도 많고 사연도 많으신
들려주신 할아버지의 인생이야기와 닮아 있는것 같토요!!
멋진 사진 작품과 좋은 이야기글 잘 만나보고 갑니다!
물가에아이님의 댓글
물가에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sogood님~!
반갑습니다
저 안민고개는 참 사연도 많은고개 같지요~!?
지금처럼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을때는 저 고개길을 걸어서 마산으로 진해로 왕래를 했을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도 꾸불거리는 길을 참 좋아한답니다
해마다 군항제때는 여좌천만 챙기고 안 갔는데 이번에는 오랜 시간을 걸어서 다녀왔답니다
좋은글이 있어 더 아름다운 사진이 되었는것 같습니다
건강 하신 봄날 되시어요~
숙영님의 댓글
숙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진해 다녀 오셨군요
올해는 가 보리라 마음 먹었는데
또 시기를 놓쳤네요
대리 만족하며 봅니다.ㅎ
물가에아이님의 댓글의 댓글
물가에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숙영님~
운전도 못하고 차도 없지만 진해 오신다면 환영입니다
내년에는 윗 동네님들 날 한번 잡아보이소~!!
늘 건강 하시구요
사노라면.님의 댓글
사노라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릴때는 이곳에도 버스노선이 있었든듯 한데
지금은 다른 길이 많으니 버스가 안 다녀서 드라이브도 산책도 좋겠습니다
나이드신 어른의 말씀은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이야기
귀담아 들어서 영혼을 살찌울 만합니다
물가에아이님의 댓글
물가에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노라면님~
물가에는 진해 육대 앞에 내려서 많이 걸었든 기억이 있어요
어린시절은 멋도 모르고 다리 아픈것만...ㅎ
늘 좋은날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