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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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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8회 작성일 23-10-07 09:42

본문


억새밭에서 /손계 차영섭

한해 두 해 언제 쓸쓸한 억새 곁,

가을 더불어 억새는 홀씨로 모두 날려 보내고

바싹 마른 몸으로 한 겨울을 보낸다

추위가 누그러들고 봄이 오면 노란 억새밭엔

신세대가 몰려온다 파란 새싹들이 서둘러

노란 늙은 세대를 밀어낸다

한 달이 가고 두 달이 가면 억새밭엔 제법

파란 군단이 점령하고 늙은 패잔병은 철수한다

파도처럼 밀려가고 밀려오는 바다는 슬프다

떠나가고 새로 오고, 이건 자연뿐만이 아니다

인간 세상에도 파도 현상은 얼마든지 있다

소멸(消滅)과 신생(新生), 땅에 파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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