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 함께 읽는 글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함께 읽는 글

  • HOME
  • 지혜의 향기
  • 함께 읽는 글

(운영자 : 김용호)

   ☞ 舊. 함께 읽는 글

 

★ 마음의 양식이 되는 책 구절, 선인의 지혜로운 글 등을 올리는 곳입니다 
시나 영상시, 시감상문, 본인의 자작글은 다른 게시판(창작시, 영상시란, 내가읽은시 등)을 이용해주세요

☆ 저작권 위배소지가 있는 음악 및 이미지는 올릴 수 없습니다


미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6회 작성일 25-04-28 01:15

본문

미소

나는 전투 중에 적에게 포로가 되어 감방에 갇혔다.
간수들의 경멸적인 시선과 거친 태도로 보아 다음 날
처형될 것이 분명했다.

나는 극도로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섰으며,
그 고통을 참기가 어려웠다.

나는 담배를 찾아 주머니를 뒤졌다.
다행히 한 개피를 발견 할 수 있었다.
손이 떨려서 그것을 겨우 입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성냥이 없었다. 그들에게 모두 빼앗겨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창살 사이로 간수를 바라보았으나 그는 나에게
곁눈질도 주지 않았다.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는 나와 눈을 마주치려고 할
간수가 어디 있겠는가?

나는 간수를 조심스럽게 불렀다.
그리고 "혹시 불이 있으면 좀 빌려 주시겠습니까?"라고
말을 걸었다.

간수는 의외라는 듯 나를 쳐다보고 어깨를 으쓱하고는
가까이 다가와 담뱃불을 붙여주려고 하였다.

그가 성냥을 켜는 사이 나와 그의 시선이 마주쳤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나는 무심코 그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내가 미소를 짓는 그 순간, 우리 두 사람의 가슴속에
불꽃이 점화되었다.
나의 미소가 창살을 넘어가 간수를 변화시켰고, 그의 입술에도
미소를 머금게 만들었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여준 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내 눈을 바라보면서 계속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 또한 그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그가 단순히 간수가 아니라
살아 있는 한 인간임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나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 속에도 그러한 의미가 깃들어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가 나에게 물었다.

"당신에게도 자식이 있소?"

"그럼요. 있구 말구요..."

나는 대답하면서 얼른 지갑을 꺼내 나의 가족 사진을 보여 주었다.
그 사람 역시 자기 아이들의 사진을 꺼내 보여 주면서 자신의
향후 계획과 자식들에 대한 희망 등을 얘기했다.

나는 눈물을 머금으며 다시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게 될 것과
내 자식들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지 못하게 될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그의 눈에 눈물이 어른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갑자기 아무런 말도 없이 일어나 감옥 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조용히 나를 감옥문 밖으로 끌어냈다.

나는 느닷없이 감옥 문을 빠져나오게 되었고, 그는 감옥 뒷길로 해서
나를 마을 밖에까지 안내해 주었다.

그런 후 그는 한 마디 말도 남기지 않은 채 뒤돌아서 감옥이 있는
마을로 급히 돌아갔다.
한 번의 미소가 나의 목숨을 구해준 것이다.

웃으며 쳐다보는 하늘은 언제나 찬란하고, 들풀마저
싱그러움을 더해 준다.

'미소로 가득한 얼굴의 사람을 만나면 즐거움이 더해지고,
그 순간 사는 맛을 느끼게 한다.'

사는 맛을 증폭시키는 양념이 미소다.
인생은 메마른 삶이지만 짜증날 때마다 세상을 향해 미소지으며
세상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하시기 바란다.

내가 미소를 보내면 대개 상대방의 미소가 메아리로
되돌아 올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은 당신의 미소로 인해 보다 더 곱고
아름답게 변화될 것이다.

출처 : 생떽쥐베리 《미소》중에서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2,593건 4 페이지
함께 읽는 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2443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0 05-09
12442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5-08
12441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 05-08
12440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5-08
12439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5-08
12438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05-08
12437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05-07
12436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5-07
12435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1 05-07
12434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5-07
12433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5-07
12432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5-06
12431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5-06
12430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5-06
12429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5-06
12428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5-06
12427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05-05
12426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5-05
12425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0 05-04
12424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5-04
12423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 05-04
12422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5-04
12421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 05-03
12420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5-03
12419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5-02
12418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5-02
12417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5-01
12416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5-01
12415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5-01
12414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5-01
12413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5-01
12412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4-30
12411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4-30
12410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04-30
12409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4-30
12408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 0 04-30
12407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 04-29
12406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4-29
12405 세잎송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4-28
12404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4-28
12403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4-28
12402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 04-28
열람중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04-28
12400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4-28
12399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04-27
12398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0 04-26
12397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04-26
12396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4-26
12395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4-26
12394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4-2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