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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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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381회 작성일 15-09-1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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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의 기도

      보잘 것 없는
      열매 남기고 떠납니다
      모진 바람 불 때면 아무도 모르게
      그만 쓰러지고도 싶었습니다.

      한 켠으로 내달렸던 마음,
      부질없는 희망
      이제 접으려 합니다

      화려했던 웃음 조용히 거두고
      영원히 푸르겠다던 오기
      땅 위에 나즈막히 떨구고
      너그러운 바람의 품으로
      돌아갑니다

      아직도 생생합니다
      지난 여름의 그 폭풍 같던 사랑
      추억의 여운만으로도
      저는 이렇듯 빛나고 있습니다

      허나 어리석은 미련
      갖지 않게 하소서
      찬란한 햇살에 욕심
      부리지 않게 하소서

      행여 꽃 같은 님이라도
      쳐다 볼까 두려운
      물기 잃은 얼굴입니다

      소풍 나왔던 이 세상
      황홀한 빛으로 목 놓아 적시다가

      어느 시린 가을 날,
      스산한 바람 한 점에 날아가듯
      저물게 하소서

      돌아서는 뒷모습
      애달프지 않게 하소서

      출처 : 좋은 글 중에서
      영상 제작 : 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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