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시집은 안 팔리는가 > 함께 읽는 글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함께 읽는 글

  • HOME
  • 지혜의 향기
  • 함께 읽는 글

(운영자 : 김용호)

   ☞ 舊. 함께 읽는 글

 

★ 마음의 양식이 되는 책 구절, 선인의 지혜로운 글 등을 올리는 곳입니다 
시나 영상시, 시감상문, 본인의 자작글은 다른 게시판(창작시, 영상시란, 내가읽은시 등)을 이용해주세요

☆ 저작권 위배소지가 있는 음악 및 이미지는 올릴 수 없습니다


왜 시집은 안 팔리는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친정아바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7회 작성일 20-03-20 03:38

본문

 <칼럼>

 

 

왜 시집은 안 팔리는가

 

-정성수鄭城守-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난한 직업 1위는 시인이라고 한다. 경제대국에 진입했다고 축배의 잔을 높이 드는 이때, 이제야 그 말을 하는지. 시인들은 아사 직전인데… 시인들의 월수입이 얼마냐고 묻는 것 자체가 불경스런 일이다. 물론 유명시인이야 다르다. 그들이 쓴 시 한 편은 고깃국이 몇 그릇이지만 대다수 시인들은 라면 값은 고사하고 붕어빵 한 개 값의 수입이 없다. 그런 현상은 시집이 팔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일화가 있다. 서울 성북동에서 고급 요릿집 대원각을 운영하던 김영한金英韓이 7,000여 평 땅을 기부하면서 남긴 말 ‘1,000억 원도 백석의 시 한 줄만 못하다’ 그게 1,999년이었다.

   요즘의 시를 보자. 수많은 시인들의 로망은 신춘문예 당선이다. 연례행사처럼 진행되는 신춘문예 당선 시들을 난독에 이해 불가가 많다. 이런 시들은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킬 수는 있다. 지적 호기심은 과학이나 수학을 비롯한 여러 학문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는 퀴즈의 정답을 찾거나 수수께끼 놀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당선 시인은 자신이 쓴 시를 명쾌하게 설명을 하지 못하기도 한다. 난해한 시를 평론가나 시의 고수들이 왈가왈부해 시인은 덩달아 유명세를 얻는다. 심사위원은 자기들의 현학적인 해석이 대단한 것처럼 과장이나 포장되어 지명도를 얻는다. 이런 현상에서 독자들은 난해한 시가 문학적으로 대단한 것으로 믿는다. 시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시가 어려운 이유는 시인들의 내적 시작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자폐적인 시어와 소통 불가능한 언어로 끼리끼리 주고받는 암호 같은 시로 무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난해한 시들은 독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나아가 시에 대해 염증을 느끼게 한다.

   메타포도 좋고 상징도 좋고 리듬도 좋고 압축도 좋다. 그러나 전제는 독자들의 이해도다. 간과해서 안 되는 것은 독자의 입장을 고려해서 시를 써야 한다. 바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는 독자들이 골치 아프고 난해한 시를 읽으며 열 받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시를 쉽게 쓴다는 것은 통속적이거나 유행에 편승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시는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깨달음을 줘야 함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쉽게 읽어 이해되면서 재미를 느끼고 나아가 깊은 사유를 내면에 담을 수 있어야 한다. 어렵고 산만한 시를 써 놓고 문학성 높은 시라고 말하거나 독자들이 무지해서 이해를 못한다는 식으로 몰고 가는 것은 독자들을 우습게 보는 처사다.

   시집이 팔리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인터넷으로 쉽게 찾아 읽는 사람이 훨씬 많아진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면서 다양한 시를 폭넓고 수월하게 읽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한 가지 짚고 가야 할 것은 시집이 안 팔리는 것과 시가 안 팔리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시집도, 시도 안 팔린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출판사에도 시집 출간을 꺼려한다.

   인류 최대의 발명품인 인터넷이 당장 시집의 매출을 줄이는데 한몫 거드는 건 사실이다. 무료 다운이라는 복병이 출판 시장을 위축시키고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에 쏟아지는 시들의 수를 보면 시의 공급과 수요를 저평가할 수만은 없다. 앞으로는 인터넷이 시의 활성화를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이 보여 그나마 다행이다.

   사람들은 왜 시를 읽지 않느냐는 질문에 근사치의 답은 사회적 요구나 영향에 있다. 복잡한 사회에서 상대적인 현상과 가치들은 그것을 해석하기 위한 명석한 관찰과 통찰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요즘은 잘 읽히는 글이 잘 팔리는 시대다. 그렇기 때문에 시인들의 언어는 더 압축되고 더 내면화해서 쉽게 써 독자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인문학에서 어려운 내용도 쉽게 풀어 쓴 책들이 인기를 얻는 것처럼 시도 빠른 이해와 아울러 울림이 있는 시가 요구된다. 난해하고 서평이나 시작노트도 없는 시집을 사 읽는 독자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시인에 따라서 시에 대한 생각이 다르겠지만 고품격 작품성과 일반적 대중성을 갖춘 시라면 말할 것도 없이 좋은 시라고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그런 시를 만나기는 어렵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위해서 많은 시인들이 날밤을 샌다. 몇몇 사람들만이 이해하는 시는 결국 죽은 시이라고 할 수 있다. 시는 누군가가 읽어주고 감동을 받아야 살아있는 시이기 때문이다. 정말로 시는 쉽게 쓰면 안 되는 것인지 너에게 묻는다. 왜? 시집은 안 팔리는가!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1,331건 169 페이지
함께 읽는 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931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6 0 03-04
2930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2 0 03-04
2929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8 0 03-04
2928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 0 03-02
2927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 0 03-02
2926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9 0 03-02
2925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8 0 03-02
2924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4 0 06-30
2923 rene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8 0 03-02
2922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8 0 03-03
2921 rene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 0 03-03
2920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6 0 03-04
2919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 0 03-03
2918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7 0 03-03
2917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0 0 03-08
2916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1 0 03-09
2915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9 0 03-10
2914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9 0 03-10
2913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6 0 03-10
2912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7 0 03-10
2911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2 0 03-11
2910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6 0 03-11
2909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8 0 03-11
2908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8 0 03-11
2907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0 0 03-12
2906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5 0 03-12
2905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0 0 03-14
2904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 0 03-14
2903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0 0 03-14
2902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0 0 03-14
2901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8 0 03-15
2900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3 0 03-15
2899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0 03-16
2898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8 0 03-16
2897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2 0 03-16
2896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7 0 03-16
2895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 0 03-17
2894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5 0 03-17
2893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1 0 03-18
2892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2 0 03-18
2891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3 0 03-18
열람중 친정아바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8 0 03-20
2889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 0 03-20
2888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0 0 03-20
2887 세잎송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0 0 03-20
2886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 0 03-21
2885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5 0 03-21
2884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0 0 03-23
2883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8 0 03-23
2882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 0 03-2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