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행복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미완의 행복
날고 싶을 때 날 수 있는
새들은 얼마나 행복한가.
우리는 그저
막막한 가슴으로 하늘만 올려다 보다가
정해진 곳으로 발길을 돌리는,
웅크린 채 잠을 자다
훌쩍 돌아누워 보면
공허함만 가슴 가득 안겨 오는
미완의 행복,
미래에 대한 아득한 불안으로 밤새 뒤척이다
날이 새면 우리는 또 신발끈을 묶어야 한다
저 삶의 터전으로 어김없이 달려가야 한다
거기에 우리가 찾는 행복이 있다고 믿으며
피고 싶을 때 필 수 있는
꽃들은 얼마나 행복한가.
흘러가고 싶을 때 흘러갈 수 있는 구름은
또 얼마나 행복한가.
그저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면 그뿐인데.
하지만 눈만은 뜨고 있어야 한다.
무엇이 우리를 흘러가게 하고 있는지
분명히 지켜 보아야 한다.
이정하 산문집(내가 물이 되어 당신께로)중에서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