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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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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19회 작성일 16-05-18 08:12

본문

아버지의 냄새

 
 


♧ 아버지의 냄새 ♧


난 아버지의 그 까칠한 손이 정말 싫었다.
내 얼굴을 만질 때면 사포 같은 그 손, 냄새도 났다.

아버지 몸에서도 이상한 냄새가 났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그 냄새,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 때 그 냄새,

비 오기 전에 풍기는 흙냄새...
뭐라 딱히 표현할 수 없다.

난 음식점 식당보조로 일하시는
아버지가 너무 창피해서 친구들한테는 아버지가
‘요리사 주방장’이라고 거짓말했다.
소림사 주방장이 무술을 꽤나 잘한다고 믿을 때였다.

그 당시 아침이면 항상 아버지는
형과 나를 동네 점방(가게)으로 데리고 가셔서
날달걀을 한 알씩 주고 마시라고 하셨다.

그 맛은 비렸다, 엄청...
그런데 그걸 마셔야만 과자 한 봉지씩 사주셨다.

내가 좋아하던 과자는
조립식 로봇이 들어있던 과자였는데,
그 로봇을 모으는 것이
내 어린 시절의 유일한 낙이었다.

그러다 6년 전 아버지는 하늘로 떠나셨다.
떠나시던 그 날 비가 엄청 내렸다.

그 날 난 병원 원무과와 장례식장을 오가면서
장례 준비에 더 신경 쓰고,
주변 사람들에게 아버지 사망소식을 전하느라....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서 애도는커녕
아버지를 그리워할 겨를도 없었다.

바보 같은 놈.....
39살이 된 난, 생선을 파는 생선장수다.
내 몸에서는 언제나 생선비린내가 난다.

집에 가면 딸아이가 아빠 좀 씻으라고 타박한다.
내 몸에서 내가 그렇게 싫어하던
내 아버지의 그 냄새가 나는 걸까?

아들 녀석은 내가 자기 얼굴에 손대는 걸 싫어한다.
내 손이 어느새 그 까칠까칠하던 내 아버지의 손이 된 걸까?

아버지가 한없이...
때로는 정말 미친 듯이 보고 싶다.
아버지의 그 냄새를 다시 한 번만 딱,
정말 딱 한 번만 맡아봤으면 좋겠다.

아내가 묻는다. “당신은 아침에
그 비린 날달걀이 먹고 싶어요?“라고...
그러면서 애들에게 억지로 먹이지 말라고 한다.

“계란 껍질에 병균이 얼마나 많은데
그걸 좋다고 쭉쭉 빨아 먹어요?
당신 이상한 사람이에요.“라고

난 웃는다.
여태껏 겨울시장 통에서 감기 한 번 안 걸리고
동태를 손질했다. 난 또한 오늘도, 아버지의 그 냄새...
나도 생선냄새를 풍기며 일한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정말 보고 싶습니다. 아버지...



♬ 배경음악 / 일자상서 , 김부자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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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손술임님의 댓글

profile_image 손술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솔직 담백한 글에서!! 배우고 느끼는 사람 많으리라!
그래도 병원에 환자보다는 행복한 생활에 복되신 건강의 축복이십니다.
감기도 안하시는 건강으로 좋으신 나날 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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