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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 아하! 이 식물] 복수초 - 스스로 몸에 열 내… 눈 녹이며 꽃망울 피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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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06회 작성일 16-02-0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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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몸에 열 내… 눈 녹이며 꽃망울 피워요


[복수초]

오는 4일은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立春)입니다. 이즈음 볕바른 산골짜기에는 봄의 전령이라는 복수초(福壽草)가 기지개를 켜며 괴력을 발휘해요. 식물답지 않게 열을 내 언 땅과 잔설을 녹이며 꽃망울을 올린답니다. 그리고 이름처럼 복스러운 노란 꽃을 피우며 겨울잠에 빠진 대지에 봄을 깨워요.

동물은 음식을 먹어 에너지를 얻고, 운동을 통해 열을 발산하면서 체온을 유지하지요. 식물은 햇빛을 받아 광합성을 하지만 대부분 열을 내지는 못해요. 게다가 꽃을 피우는 식물은 일반적으로 저마다 최소한의 기온과 햇빛이 일정 기간 지속하는 환경에서만 꽃을 피운답니다. 그러나 복수초는 따뜻한 열기를 만들어 영하의 기온, 햇빛조차 들지 않은 눈 밑에서 꽃을 피우고 싹을 내요. 복수초는 정말 신기한 식물이지요?


복수초의 우리말 이름은 얼음 사이에서 꽃을 피운다 해서‘얼음새꽃’이라고 해요. 스스로 열을 내기에‘난로 식물’이라는 별명도 있지요. /이숙희 제공

복수초가 이런 능력을 갖게 된 계기는 고향의 생태 환경에 있답니다. 복수초의 종명인 '아무랜시스(amurensis)'에 등장하는 시베리아 아무르 강 유역이 바로 복수초의 고향이에요. 이곳에 서식하는 수많은 풀은 4~5월 언 땅이 녹으면 일제히 싹을 내고 경쟁하듯 꽃을 피웁니다. 3~5개월간 짧은 해빙기에 열매를 맺고 그 속 씨앗까지 여물어야 하기 때문에 생존 경쟁이 다른 어떤 기후, 어떤 지역보다도 치열해요. 특히 키도 몸집도 작은 복수초는 키 크고 넓은 잎을 가진 이웃 식물 틈에서 생존해야 했어요. 다른 식물들이 햇빛은 물론 꽃가루를 옮겨줄 곤충까지 가로챘거든요. 복수초와 같은 암수 한 그루 식물은 곤충의 도움을 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자기 꽃가루로 수정해 씨앗을 맺지만, 계속 이렇게 하면 퇴화로 끝내 멸종할 수 있어요. 복수초는 고심 끝에 기발한 계책을 냈습니다. '모든 식물이 겨울잠에 빠져 있을 때 일어나 꽃을 피우자. 그러면 햇빛도 꽃가루를 옮겨줄 곤충도 독차지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럴듯하지만 문제는 '언 땅과 잔설을 어떻게 녹이느냐'였어요.

복수초는 에너지를 축적해 열을 내는 성분을 만들기로 결심해요. 에너지 축적은 잠꾸러기 전략으로 해결했어요. 한반도에 자생하는 복수초가 연중 어떻게 자라는지 그 주기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복수초는 2월에 꽃망울을 올리기 시작해 3~4월에 꽃을 피우고, 5월에 시들기 시작해 씨앗이 여물기도 전인 6월이면 길고 긴 겨울잠에 듭니다. 다른 식물이 한창 꽃을 피우고 잎이 무성할 때 휴식기에 들어가 연중 절반을 자는 셈이지요. 그러나 복수초 뿌리는 잠들지 않고 양분을 흡수하고 축적합니다. 이렇게 얻은 영양분은 사이마린 등 다양한 강심배당체(强心配糖體·주로 식물에서 추출하는, 스테로이드와 당이 결합한 심장의 활동을 높이는 성질의 화학물질)들이라고 해요. 2월 한낮 한결 따스해진 햇볕에 눈이 살짝 녹으면, 수분이 강심배당체와 결합해 화학작용을 일으키고, 그때 열이 발생합니다.

복수초의 발열 비책은 꽃에도 숨어 있어요. 겹겹의 꽃잎이 활짝 피면 마치 오목한 반사경과 같아서 햇볕을 가운데 모아 꽃 내부를 따뜻하게 데우고, 추위에 움츠린 곤충들을 불러들여요. 복수초는 곤충들에게 꿀을 주고 꽃가루 옮기는 심부름을 시키지요. 게다가 꽃잎이 노란색인 덕분에 열이 잘 흡수되고, 땅 빛깔과 배색을 이뤄 곤충의 눈에 잘 뜨인답니다. 한갓 식물이 어떻게 이런 혁신적인 계책을 내 생존 위기에 대처했을까요! 사람으로 치면 노벨 화학상 수상감이지만, 자연 생태계에선 흔한 진화의 산물일 뿐입니다.


출처 : 조선일보 2016.02.01
기획·구성=김지연 기자 / 박중환 식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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