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배의 한식의 탄생(33)] 비지찌개 - 貧民의 생존 음식, 겨울철 美食으로 신분 상승 > 삶의 지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삶의 지혜

  • HOME
  • 지혜의 향기
  • 삶의 지혜

☞ 舊. 삶의 지혜

   

☆ 삶에 도움이 되는 생활상식이나 생활의 지혜 등을 올리는 공간입니다

☆ 저작권 위반소지가 있는 이미지나 음악은 올릴 수 없습니다


[박정배의 한식의 탄생(33)] 비지찌개 - 貧民의 생존 음식, 겨울철 美食으로 신분 상승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56회 작성일 15-12-19 07:30

본문



貧民의 생존 음식, 겨울철 美食으로 신분 상승

: 박정배 / 음식칼럼니스트·'음식강산' 저자

[33] 비지찌개

뚝배기에 바글바글 끓여 나오는 비지찌개는 겨울 진미로 손색없다. 비지는 두부를 만들 때 콩물을 빼고 남은 콩가루다. 이남에서는 비지찌개를 콩가루 찌꺼기로 만들지만, 이북에서는 콩을 통째로 갈아서 쓴다. 정확한 표준어는 되비지다. 황해도 해주에서는 콩과 참깨를 10대1 비율로 갈아 돼지고기를 넣고 새우젓국이나 곤쟁이젓국으로 간을 한 되비지탕을 먹고, 평안남도에서는 되비지에 불린 쌀을 안쳐 짓는 비지밥이 유명하다.

조선 후기 실학자인 이익(李瀷·1681~1763년)도 비지를 즐겨 먹은 듯하다. 그는 성호사설(星湖僿說)에 '맷돌에 갈아 정액(精液)만 취해서 두부(豆腐)를 만들면 남은 찌꺼기도 얼마든지 많은데, 끓여서 국을 만들면 구수한 맛이 먹음직하다'고 적었다. 비지의 한글 표기는 최세진이 지은 사성통해(四聲通解·1517년)에 '비지(渣)'로 처음 등장한다.



조선일보 DB

일제 강점기에서 1960년대까지 비지는 도시 빈민들의 생존 음식이었다. '경성의 조선인 24만명 중 10만2천명은 극빈자임으로 백미뿐만 아니라 서속, 보리, 감자 등은 오히려 상등식물이오 대개는 비지를 주식으로 여기고 사는 터인데'(1928년 8월 2일자 동아일보)라는 눈물겨운 기사는 1960년대에도 계속된다. '살찐 돼지는 사람보다 낫다. 새벽 2시부터 열을 지어야만 가까스로 비지를 사다 물을 타서 다섯 식구가 한 끼니를 잇는다는 서울시내 H동의 이야기. 지게벌이를 해서 하루살이를 해나가는 노동자나 논밭을 팔고 서울로 일자리를 찾아 올라온 이농민들이 두부 찌꺼기의 단골 구입객. 두부 공장을 찾는 허기진 군상은 초만원 사례'(1964년 5월 26일자 경향신문)라는 기사가 나올 정도로 가난한 사람들의 마지막 밥줄이었다.

분식장려운동으로 비지는 정부가 권장하는 음식이 된다. 1970년대 이후 비지는 생존 음식에서 겨울철 미식(美食)으로 신분이 바뀐다. '콩비지는 언제 대해도 친근감이 있다. 더욱이 날씨가 추워지는 계절에 뚝배기에서 바글바글 끓고 있는 비지찌개를 올려놓으면 모든 피로가 풀리고 식구끼리의 저녁상의 친근감을 새롭게 한다.'(1975년 11월 14일자 동아일보)

필자 약력 - 박정배

박정배 음식칼럼니스트·'음식강산' 저자
남해 섬에서 남해 출신의 아버지와 삼천포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남해 죽방렴의 멸치와 삼천포의 쥐치 같은 비린내 나는 날것들을 먹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서울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며 돼지고기, 쇠고기 등 기름진 음식을 접했고, 음식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대학 시절 처음으로 평양냉면을 비롯한 북한 음식을 맛보며 우리 음식의 다양성에 눈을 떴고, 대학생 시절 폐선 되기 직전의 수인선 여행의 낭만이 몸속 구석구석 남아 있다가 일본 기차여행을 하면서 되살아났습니다. 방송 프로듀서, 출판사 대표, 애니메이션 제작사 대표 등 다양한 문화계 일을 해왔습니다. 일본을 70여 회 먹고 마시면서 돌아다녔고, 현재 음식평론가와 여행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출처 : 조선일보 2015.12.09




農夫 崔奉煥이 傳하는 삶의 香氣

맨위로!!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98건 7 페이지
삶의 지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98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0 0 08-18
397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7 0 11-13
396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5 0 02-21
395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3 0 02-03
394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6 0 02-20
393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4 0 01-29
392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3 0 01-10
391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3 0 04-01
390 이슬비둘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3 2 11-30
389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0 0 02-04
388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0 0 02-18
387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7 0 11-13
386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6 0 11-14
385 넉넉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6 0 10-19
384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2 0 12-19
383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8 0 01-24
382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8 0 03-31
381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7 0 01-10
380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4 0 11-13
379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2 0 11-13
378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1 0 11-13
377 넉넉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1 0 09-23
376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9 0 02-14
375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7 0 02-20
374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5 0 11-13
373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3 0 02-23
372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2 0 01-24
371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1 0 12-15
370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9 0 02-18
369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8 0 02-20
368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8 0 02-20
367 넉넉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6 0 11-08
366 넉넉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6 0 10-12
365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5 0 02-05
364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4 0 11-13
363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3 0 11-14
362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3 0 01-16
361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2 0 11-11
360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1 0 01-07
359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1 0 01-28
358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0 0 12-15
357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8 0 11-13
356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7 0 08-16
열람중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7 0 12-19
354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7 0 01-07
353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6 0 01-01
352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5 0 12-26
351 넉넉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5 0 10-13
350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4 0 03-31
349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1 0 02-1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