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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문화재 사랑] 이냉치냉(以冷治冷)의 지혜가 담긴 겨울 별미 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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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04회 작성일 15-12-19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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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냉치냉(以冷治冷)의 지혜가 담긴 겨울 별미



북한에는 없는 평양냉면집, 함흥냉면집
처음 서울에 왔을 때 평양냉면집과 함흥냉면집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다. 냉면집 간판만 본다면 여기가 북한인지 남한인지 헷갈리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북한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남한사람들도 냉면을 좋아하는 것은 아마도 인지상정인 듯하다.

신기한 것은 북한에는 남한의 지명을 딴 음식점이 한 곳도 없는데 남한에는 북한의 지명을 쓴 상호로 북한음식을 만들어 파는 음식점이 무척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탈북민들이 북한음식전문점을 차려 북한음식을 만들어 파는데, 북한에 가본 적도없는 사람들이 북한음식에 대해 훈수를 두는 일들이 많다.

어쨌든 냉면은 남한에서나 북한에서나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음식의 하나로써, 통일이 되었을 때 남과 북의 사람들을 밥상가까이로 끌어당길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은 분명한 것 같다.

여름이 아니라 겨울에 먹는 음식
현대인들은 냉면을 여름철 찜통더위 때 먹는 음식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원래 냉면은 겨울에 먹는 음식이었다. 겨울에 추위를 찬 것으로 다스린다는 뜻의 이냉치냉以冷治冷은 바로 추운 겨울에 이빨을 ‘떡떡’ 부딪치면서 찬 냉면을 먹는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보통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겨울이 되면 우리의 몸은 추위를 견디기 위해 방어벽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열이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안으로 모여 따뜻해진다. 때문에 오히려 따뜻한 음식보다 찬음식을 먹어야 속을 보호할 수 있고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냉면이 처음으로 들어온 것은 고려 말로, 몽골에서 전래되었다고 전해지기도 하지만 문헌상 우리나라 최초로 등장한 것은 1849년에 쓰인『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이다.『동국세시기』에는 “메밀국수를 무김치와 배추김치에 말고 돼지고기 섞은 것을 냉면이라고 한다. 관서지방의 냉면, 그 중에서도 평양냉면의 맛이 가히 일품이다”라고 소개되어 있고, 이냉치냉以冷治冷의 원리에 따라 11월의 음식으로 냉면을 꼽기도 하였다.

냉면에 대해 기록한 또 다른 문헌으로 1896년 연세대학교에서 펴낸『규곤요람』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냉면에 대해 “싱거운 무 김치국에다 화청和淸해서 국수를 말고 돼지고기를 잘 삶아 넣고 배, 밤과 복숭아를 얇게 저며 넣으며 잣을 떨어 나니라”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외에 1800년대 말에 쓰여진『시의전서』냉면편에는“청신한 나박김치나 좋은 동치미국물에 말아 화청하고 위에는 양지머리, 배와 배추통김치를 다져서 얹고 고춧가루와 잣을 얹어 먹는다.”라고 기록되어 있고, 『동국세시기』에는 냉면을 겨울철 시식으로 꼽으며 서북의 것이 최고라고 기록되어 있다.


메밀냉면 vs. 회냉면
냉면으로는 메밀냉면과 전분으로 만든 회냉면이 있는데, 메밀냉면은 평양지방이 가장 유명하고 감자전분으로 만든 회냉면은 함경도 지방, 특히 함흥이 유명하다.

평양냉면은 메밀가루를 반죽하여 국수분틀에 눌러서 만드는데 주재료는 메밀이며 국수국물은 고기국물에 동치미국물을 넣어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메밀은 서늘하고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에서 잘 자라는데, 특히 평안도는 메밀 생산지로 안성맞춤이다. 메밀은 해충의 피해를 거의 입지 않고 잘 생육하기 때문에 구황작물의 하나이기도 하다.

동치미는 초겨울에 담그는데 무를 마늘, 생강, 파, 배, 밤, 준치젓, 실고추 등으로 잘 양념하여 독에 넣은 후 김치 국물을 많이 부어놓고 잘 봉하여 익히기 때문에 맛이 찡하고 감칠맛이 있어 메밀국수의 풍미를 더 돋구어준다.

전통적인 평양냉면의 고기국물은 소고기를 끓인 것이 아니라 소뼈와 힘줄, 허파, 지라, 콩팥, 천엽 등의 내장을 푹 고우면서 기름과 거품 찌꺼기를 다 건져낸 다음 소금과 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다시 뚜껑을 열어 놓은 채로 더 끓여서 간장냄새를 없애고 서늘한 곳에서 식힌 것인데, 국물이 너무 맑아 ‘맹물’이라는 별명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평양은 서북부의 경제·문화의 중심지로써 들이 넓고 밭곡식이 많이 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먹거리가 풍부하고 특히 연회음식이 발달한 것이 특징이다.


평양의 옥류관이나 다른 냉면집들에서는 현재 냉면국물을 만들때 소고기 내장으로만 국물을 우려내는 것이 아니라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를 적당량으로 섞어 국물을 만들고 있다. 소고기의 구수한 맛과 닭고기의 단맛, 돼지고기의 감칠맛이 냉면국물의 깊이와 풍미를 더 훌륭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평양의 국수집들에서는 냉면과 더불어 쟁반국수도 함께 파는데, 커다란 쟁반에 다양한 고명을 얹고 약간의 국물과 양념에 비벼먹는 음식이다.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를 다 같이 얹고, 오이생채와 무생채, 배생채 등을 함께 얹어 보다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것이 특징이다.

북한에는 백두산이 있고 백두산을 중심으로 개마고원과 장진고원, 부전고원이 넓게 펼쳐져 있다. 이 고원들은 북한의 중요한 감자생산지이다. 이 지방 사람들은 감자를 주식으로 살아가며 따라서 감자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들이 있다.

한국에 널리 알려진 함흥냉면은 정작 함흥사람들은 모르는 음식이다. 함흥에는 감자전분으로 만든 전분국수(감자농마국수) 면발에 명태나 가자미로 만든 회를 얹어서 매콤하게 비벼먹는 회냉면이 있다. 전분국수 면발은 아무 맛이 없는 것이 특징으로 대신 양념을 많이 해야 한다. 함경도지방 사람들은 결혼식을 비롯한 잔치 때 전분국수를 많이 눌러 먹는데 특히 함흥지역은 동해를 끼고 있어서 명태나 가자미, 또는 황태로 회를 만들어 전분국수로 만든 냉면 위에 얹어서 먹는다. 반면 함경도의 다른 지방들에서는 돼지고기 국물에 빨간 양념을 얹어 얼큰하게 먹는다. 평양냉면이 슴슴하면서도 구수하고 쩡한 맛을 자랑한다면 함흥냉면은 매콤하면서도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일반 주민에겐 ‘그림의 떡’
북한음식으로 널리 알려진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을 북한주민들은 사실상 그렇게 많이 먹지 못한다. 고기값은 물론이고 메밀과 감자전분의 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북한주민들이 가장 많이 먹는 국수는 강냉이국수이다. 강냉이를 가루 내어 건면으로 뽑은 다음 말려두었다가 물에 불린 다음 끓는 물에 데쳐내어 된장국이나 김칫국에 말아먹는 국수이다. 평양에 즐비한 냉면집들은 중앙당이나 인민봉사위원회 같은 중앙부처가 발행하는 예비표나 외화를 지불해야만 이용이 가능하고 옥류관 같은 대형식당들은 늘 행사 연회로 붐비기 때문에 일반주민들이 그곳을 이용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배급제가 붕괴된 후에 일부에서 ‘강도식당’이라고 불리는 개인 식당들이 생겨나면서 돈만 있으면 예비표가 없이도 여러가지 음식을 맛 볼 수 있게 됐지만, 이 또한 힘없고 돈 없는 사람들에게는그림의 떡이다.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평안도의 메밀로 만든 평양냉면과 개마고원과 장진고원의 감자로 만든 회냉면으로 냉면잔치를 하면서 오랜 세월동안 국숫발처럼 꼬인 깊은 회포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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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월간 문화재 사랑(Vol 133) 2015년 12월호..........
글. 이애란 ((사)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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