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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신년특집] 2016 丙申年, 원숭이를 말하다 - 지극한 사랑의 소유자… 모두들 그저 원숭이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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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70회 작성일 16-01-0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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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한 사랑의 소유자…
모두들 그저 원숭이만 같아라

: 김민정 시인

[2016 신년특집] 2016 丙申年, 원숭이를 말하다


김민정 시인
사람이 작당하고 지었으면 이런 조합이 가당하기나 했을까. 십간과 십이지를 짝지은 60갑자 중 서른셋째가 병신(丙申). 그리하여 2016년 올해는 병신년. 당연히 과거에도 병신년은 있었다. 60을 빼보면 1956년이 나오고 60을 더 빼면 1896년이 나온다. 더 거슬러 올라가봤자 내가 120년 이상을 가늠하지 못하니 이쯤에서 그만둔다만 가만, 1956년은 내가 가만히 좋아하는 김사인 시인이 태어난 해라서, 1896년은 국사시험 주관식 문제의 단골이던 아관파천의 해라서 다행히 기억을 하는구나.

병은 붉은색을, 신은 원숭이를 뜻하니 붉은 원숭이띠라고도 불리는 병신년을 맞아 사람들이 주로 무엇을 궁금해하나 그게 궁금해서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질문 코너에 들어가봤다. 놀랍게도 올해 애를 갖고 애를 낳아야 하는지, 아니면 둘째를 미뤄야 하는지 가족계획을 묻는 이가 꽤 많았다. '원숭이 똥구멍은 빨개'를 우리는 아기 때부터 얼마나 듣고 수없이 불러왔던가. 그럼에도 빨강이라는 색과 원숭이라는 동물은 흰색 양이나 핑크색 돼지에 비해 뭔가 꺼려지는 뉘앙스를 풍기는 모양이었다. 왜일까. 닮은꼴로 치자면 양과 돼지보다 원숭이와 가까운 게 우리인데 그 좁혀진 거리감이 뭔지 모를 불편함이라도 주는 걸까. 화성으로 우주선은 쏘면서 원숭이 앞에서 바나나 하나 제대로 못 까는 주제가 우리이면서 말이다.


일러스트=김성규 기자.

원숭이의 방언인 잔나비란 말을 아주 어릴 적에 들었다. 네 살이 되던 해 1월 쌍둥이 여동생들을 보게 되면서 옆집 살던 아줌마가 덕담이랍시고 우리 집에 와 젖 짜 먹이던 엄마에게 잔나비, 잔나비 자꾸 잔나비 타령을 했던 거다. 잔나비띠 계집 둘을 봤으니 오만 재주는 다 타고난 거 아니겠어? 바니걸스, 은방울자매, 펄 시스터즈, 이제 다 죽었다 그래. 두고봐. 한반도 돈은 다 민정 엄마가 긁을 테니. 그러던 아줌마는 얼마 안 가 심장마비로 주무시다 돌아가시고, 잔나비가 그 나비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죽어라 나비 모양의 핀을 컬러 맞춰 꽂고 다니던 쌍둥이 동생들은 이 땅의 평범한 삼십대 중반 가정주부들로 잘들 살아가고 있다. 그들의 타고난 재주라면 백원짜리 거스름 동전에도 부들부들 떠는 억척 살림꾼들이란 공통점이랄까.

미아리고개 하면 단장(斷腸)인데 그 단어의 의미가 실은 원숭이로부터 유래함을 알았다. 새끼를 잡아간 병사를 백여리 넘게 따라간 어미 원숭이가 혼절하여 그 배를 가르니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다는 얘기다. 이렇게 지극한 모성애의 소유자가 원숭이인데 무슨 걱정들이실까. 되도록 꼴리는 대로 살아가면 될 것을, 이 표현이 좀 상스럽다면 자연처럼 자연스럽게 살아가면 될 것을.

올해 태어나는 아이 중 훗날 시인이 되는 이도 있겠지. 그럼 김사인 시인과 딱 60년 차이라는 계산이 나오는데 솔직히 나는 시(詩)의 장만큼 공평한 시장을 아직 구경하지 못했다. 한 문학지에 신작시가 실릴 때 보통 이십대부터 팔십대의 시인까지 혼재하는데, 때론 최고령 시인이 맨 뒤에 실리기도 하고, 때론 가장 어린 시인이 그 잡지 최고의 시로 칭송받기도 한다. 시는 인정사정 안 봐준다. 시를 보는 순간 참과 거짓이 바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 원칙이 여과 없이 깨지는 장이 역시나 정치판이다. 고종과 순종이 경복궁을 뒤로하고 러시아 공관으로 피신했던 일을 우리는 역사라는 이름으로 함께 겪고 예까지 왔다. 그때의 울분을 짐작해보자면 자식을 버린 어미를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던 애달픔이었을 것이다. 정치인의 제1 덕목을 어느 미덕에서 찾고들 계신지는 모르겠으나 혹여 잊으셨을까 싶어 말해둔다. 자식에 대한 어미의 본능적인 사랑. 바로 모성애. 이 하나면 된다. 이 하나면 충분하다. 부디 병신년 원숭이를 닮으시라. 그럼 간단해진다.

☞붉은 원숭이띠 해
병신년인 올해를 붉은 원숭이의 해로 부르는 이유는,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의 차례로 된 십간(十干) 중 하나인 병(丙)이 오행사상에서 붉은색을 뜻하고,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의 열두 지지(地支) 중 하나인 신(申)이 원숭이를 뜻하기 때문이다. 육십갑자에 따라 60년마다 한 번씩 돌아온다.






출처 : 조선일보 2016.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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