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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 철학이야기] 착한 행동·마음도 '열공'해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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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약초 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63회 작성일 16-01-16 14:48

본문

착한 행동·마음도 '열공'해 얻는 것이다?


[순자의 성악설(性惡說)]

인간 본성 선하다는 공·맹자와 달리 순자 "인간은 본래 악하다" 주장
악한 사람도 성인의 가르침으로 선·악 구분하고 착해질 수 있다고 봐


최근 화제 속에 종영을 앞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는 최택이라는 천재 바둑기사가 등장해요. 실존 인물인 당대의 전설 이창호 9단을 모델로 했다고 하지요. 이창호의 스승은 조훈현이라는 또 다른 최고의 바둑기사였어요. 1990년 2월 2일 제29기 최고위전, 조훈현과 이창호가 사제 대결을 벌였어요. 결과는 충격이었죠. 7년째 조훈현의 집에서 바둑을 배운 이창호가 스승을 반집 차이로 이겼어요. 그리고 이창호는 세계 최고의 기사로 우뚝 서게 되었지요.

제자가 스승을 뛰어넘는 것을 흔히 청출어람 청어람(靑出於藍 靑於藍)이라고 해요. 그 뜻을 풀면 '푸른 물감은 쪽풀에서 짜낸 것이지만 쪽풀보다 더 푸르다'예요. 푸르스름한 쪽풀을 물에 담가 돌로 눌러 두면 진한 푸른색 물감이 나와요. 옛 사람들은 그 물감으로 천을 염색해 옷을 만들어 입었고요. 인류의 역사는 스승을 뛰어넘으려는 제자들에 의해 발전해 왔다는 점에서 청출어람의 교훈은 중요해요. 모든 스승은 제자가 자신보다 더 뛰어나게 되기를 바라지요. 제자가 늘 스승에게 배우기만 하고 스승을 뛰어넘으려 하지 않는다면 발전에 한계가 있거든요.


그림=정서용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 순자는 공자의 제자의 제자 아래에서 공부한 까마득한 후배랍니다. 이창호가 조훈현을 이겨 바둑을 발전시킨 것처럼, 순자도 스승들의 사상을 한층 발전시켰어요. 대선배 공자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입장에 가까웠고, 유가 정통을 이어받은 맹자는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했어요. 그런데 이를 배우면서 자란 순자는 반대로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는 성악설(性惡說)을 주장했답니다. 여러분은 성선설을 지지하나요? 성악설을 지지하나요? 둘 다 일리가 있지만, 순자가 주장한 성악설이 현실 세계를 더 잘 반영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상당하지요.

성악설을 이해하기 위해선 순자가 살았던 시대에 대해 먼저 알 필요가 있어요. 당시 중국은 여러 나라들로 분열되어 서로 죽고 죽이면서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벌이고 있었어요. 순자는 이런 비참한 현실을 접하며 사람의 본성은 이기적인 욕심으로 가득 차 있어 악하다고 보았어요.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사람이 악한 마음을 타고났을지는 모르지만 늘 악한 행동만 하고 악한 마음만 품는 것은 아니거든요. 자식들에 대한 부모님의 조건 없는 사랑은 이 세상 최고의 착한 행동이죠. 친구끼리 서로 돕고 친구의 불행에 슬픈 마음을 느끼는 것도 착한 행동, 착한 마음이에요. 사람의 본성이 악하다면 이런 착한 행동과 마음은 어떻게 생긴 걸까요?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악한 것과 선한 것을 분간할 수 있을까요? 이것은 사람의 본성을 악하다고 가정할 때 생길 수밖에 없는 모순이에요.

순자는 그 해답을 성인(聖人)에게서 찾았어요. 보통 사람들은 본성이 악하기 때문에 무엇이 착한 것인지 알지 못하고, 오로지 위대한 사람인 성인들만이 착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것이지요. 성인이 우리에게 착한 행동과 마음을 가르쳐주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지금까지 평생토록 서로 다투고 자기 욕심을 채우기에만 급급했을 거예요.

그런데 성인들의 착한 생각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다행히도 성인들이 남긴 말씀은 경전에 남겨져 있지요. 순자는 경전을 공부하는 것이야말로 본성이 악한 사람들이 선해질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보았어요. 순자가 했던 말은 그의 이름과 같은 '순자'라는 책에 전해지고 있어요. 이 책의 가장 중요한 구절은 '배움을 그쳐서는 안 된다'랍니다. 성인의 말씀이 담긴 경전을 열심히 공부하면 할수록 악한 본성을 극복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다음에 등장하는 구절은 바로 '청출어람'이랍니다. 청출어람은 순자의 성악설과 연결지어 해석할 수도 있어요. 쪽풀은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을 뜻해요. 우리는 성인의 말씀이 담긴 경전을 아직 배우지 않아 악한 본성을 갖고 있지요. 푸른 물감이란 착한 행동과 마음이에요. 우리는 아직 푸른색을 발하지 못하지만 쪽풀을 물에 담가 돌로 눌러두듯 열심히 공부하면 본래 악하게 태어난 모습에서 착한 사람으로 변할 수 있어요.

결국 이 세상도 좋은 곳이 될 수 있다는 한 줄기 희망을 보았던 거죠. 순자는 성인의 말씀에 따라 만들어진 예절과 제도, 법, 규칙을 매우 중시했어요. 그의 제자인 한비자는 순자의 주장을 또 한층 발전시켜, 법에 의한 통치가 중요하다는 법가(法家) 사상을 내놓지요. 진시황제는 한비자의 주장을 토대로 중국을 최초로 통일할 수 있었고요.

유명한 이 말, 순자가 했대요

사람은 굶주리면 배불리 먹고 싶고, 추우면 몸을 따뜻하게 하고 싶고, 피곤하면 쉬고 싶어 한다.
(중략)
감히 먼저 먹지 않는 것은 양보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며, 피곤한데도 감히 쉬지 않는 것은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출처 : 조선일보 2016.01.14
기획·구성=김지연 기자 / 채석용 대전대 교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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