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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一人)은 만인(萬人)을 위하여(관악산 산행을 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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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5회 작성일 21-02-15 12:07

본문

<수필-관악산 산행 2011.08.29>


 일인(一人)은 만인(萬人)을 위하여
           
                                  함  동  진

  사막에 있는 오아시스와 같이, 우리 모두가 공해에 더렵혀져 답답한 사람들에게, 싱그러웁고 향그러운 사랑으로 이웃을 생각하고 자연을 아끼는 시민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염원을 품고 관악산에 오른다.
  오늘따라 달개비꽃으로 수놓은 듯이 어릴 적 고향하늘 닮은 파아란 하늘은, 매연과 공해, 분진으로 찌들은 가슴팍을 깔끔이 닦아주는 것 같다. 연중 내내 관악산 골짜기까지 메운 잿빛 매연이 요 며칠 사이 정체된 고기압에 밀려 사라졌다. 근년에 와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깔끔한 서울의 하늘이 신기할 정도로 사랑스러웁게 맑다. 하늘이 맑으니 연일 계속되었던 찜통더위조차 가시는 기분이다.

    재롱떨며
    수은주 35℃ 오르는 여름 내내
    부채질, 더위 쫓더니
    동강낸 지느러미 꺾여진 나래 살
    우주인 유영하듯 맥없이
    어항 속 동족들에게 뜯겨 먹히며
    둥실둥실 떠돈다.

    불뚝한 배와 배꼽
    중심 잃은 배영으로
    먼데 고향 하늘을 향하여
    아메리카 흑인 노예처럼 향수어린
    영가를 부르다가는 눈물 젖은
    눈알 굴리는 톡눈이
    뽀로끔 뽀끔 숨을 거둔다.

    뜰채에 운구된 시신
    연산홍 그늘 아래 10㎠
    구덩을 파고 수의도 못 입힌 채
    무덤을 짓는 날
    1997. 8. 5 열대야는
    장송곡도 없이 무덥다.

    톡눈아
    봄이 오면 연산홍으로 환생
    붉게 피어 만나자.
                          졸시 「여름과 함께 가버린 톡눈이」전문

  수일 전 톡눈이가 죽었다. 완상용 붕어류로 눈이 톡 튀어나와 ‘톡눈이’라 불리우는 놈인데 대개 검정색이나 돌연변이로 금․은색으로 얼룩진 놈들도 있다.
  한여름 맑은 어항 속에서 산소 물방울 사이를 재롱 부리며 더위를 잊게 해주던 톡눈이가 갔다. 톡눈이가 없어진 뒤로 우울한 더위병에 시달리기나 하듯 가슴이 답답한 채 관악산에 올랐다. 국기봉(필자는 ‘깃대봉’을 이렇게 호칭함)과 삼막사 까지 오르고 하산한다.
  초록색 향에 묻어 나오는 매미소리는 숲 속을 더욱 서늘하게 만들어 놓는다. 답답한 가슴을 절개하여 맑은 약수로 가득 채워주기 위해 용화약수 쉼터에서 쉬어 가기로 했다.
  관악산은 바위가 많아 경관이 빼어나게 아름다운 산이기도 하지만, 화강암 같은 암석과 돌 그리고 그것들이 풍화되어 부스러진 왕모래(마사토)가 흘러내려 가파르고 험준하기도 하다.
  그러한 까닭에 비가와도 즉시 배수되어 산 속이 항상 건조한 편이다.
  오아시스와 같은 쉼터에는 나무숲과 습기가 충분하고 서늘한 가운데 용소정이란 정자가 있고, 그 아래쪽에 약수터가 있다. 이 약수샘 왼쪽에는 용화약수(龍華藥水)라 새긴 자연석 돌 비(碑)와 오른쪽에는 “一人은 萬人을 위하여, 萬人은 一人을 위하여”라는 두 줄의 글귀로 새겨진 자연석 돌 비가 있다. 이 대련(對聯)의 글귀 뜻은 「한 사람이 깨끗이 사용함으로 만 사람을 위하는 약수가 되고, 만 사람이 깨끗이 사용하므로 각각 한 사람(곧 자기 자신)을 위한 약수가 된다.」는 뜻으로 풀이되겠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어떤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얌체족들이 쉼을 위한 정자나 약수샘 주위 바위 숲 등 경관이 좋은 곳 어디에나 쓰레기 봉다리, 휴지, 신문지 등을 사이사이 끼워 넣어 버리고 갔다. 자기밖에 모르는 양심으로 어떻게 아름다운 산에 찾아들었을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만인을 위하기는커녕 자기 하나도 위하지 못하는 非人間들이 떳떳이 살고 있는 세상은 언제나 없어지려나?
  산에 오르내리는 동안 만인을 위하는 참다웁고 아리따웁게 사는 사람을 만난다. 들고 다니는 비닐 봉지에 쓰레기를 일일이 주워 담으며 등산하는 사람과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을 본다. 아름다운 손길 위에 복이 있으라. 나 또한 언제나 쉬어 가는 쉼터 주변의 모든 쓰레기를 주워 하산한다.
  「一人이 萬人을 爲하고, 萬人이 一人을 爲하는」 산상(山上) 약수터의 비문은 우리 모두가 배우고 일상생활에 적용하고 실행하여야 할 좋은 교훈인 것이다.
  조국이 분단된 아픔 속에 부자유와 굶주림이 있고, 전에 없었던 세기말적인 죄악과 병폐가 있고, 권력과 물욕에 눈이 어두워 비열한 싸움이 그치지 않고, 쇠락(衰落)한 경제 속에 도탄에 빠진 시민이 있고, 무너진 질서 속에 도의와 윤리가 타락된 처참 속에서도, 一人이 萬人을 위하여 땀흘리며 희생을 아끼지 않는 선량한 시민이 있다. 우리의 사회는 그 한 사람 때문에 이렇게 존재하며 굴러가고 있는 것이다.
 연산홍 그늘에 파묻힌 톡눈이, 작은 완상용 물고기 한 마리에 불과한 검둥 톡눈이의 재롱은 온 가족뿐만이 아니라 어항을 들여다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시원함으로 여름을 나게 하는 공이 있었다.
  관악산 아래 서울 시가지는 매연 피우는 자동차 떼의 소리로 소란스럽다. 우리 모두가 萬人을 위하여 승용차 사용을 자제하고, 오존 발생을 줄여야만 한다. 그리하여야만 一人인 자기도(가족과 함께) 건강하게 살 것이 아닌가. 오늘 오후가 되어서 다시 잿빛으로 매캐하게 피어오르고 있는 매연의 속세로 내려온다. 나는 一人으로서 萬人을 위한 삶으로 더욱 열심히 이 여름을 넘기고자 한다. 남이 알아주든 안 알아주든 땀흘리며 희생하는 훌륭한 一人의 은혜를 이 여름이 다 가기 전에 꼭 갚아야 한다.
 *                                    ([창조문예]산문선 001.  2021.01.28 간햄. p.242-245에 수록)


2021.01.28  [<다시 더 사랑하기>창조문예 刊]산문선 001집.    p.242-245에 수록
1997.12.01  계간「오늘의 문학」1997년 겨울호(제42호) 게재
깊은산골(長山)
함동진
http://hamdongjin.kll.co.kr/ 
http://cafe.daum.net/hamd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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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찬란한빛e님의 댓글

profile_image 찬란한빛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관악산 이야기 잘 보았습니다.
내년초이면 여의도 샛강역에서 출발하는
관악산행 경전철이 준공된다고 하니
관악산을 우리집 앞산쯤으로 알고
매일 산책으로 다녀올 마음에 한창 부풀어 있답니다.
홈에서 가장 가까운 큰산, 관악산의 사랑이 풀풀 살아나네요.
날씨가 많이 풀려 이제 남녘땅에서 봄소식이 날아들것도 같습니다.
관악산의 봄도 머지않을 것 같구요.
건강한 봄을 맞으세요. 함동진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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