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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부고] 손성태 시인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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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운영위원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0회 작성일 22-06-0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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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前 시마을 운영위원회 회장으로서  


 시마을의 발전을 위하여 오랫동안 많은 활동을 해오시던 


 손성태 시인께서 지병으로 2022년 5월 31일 별세 하였기에


 부고 합니다.



 그동안 쓰셨던 시는 

 우리 곁에 영원히 남아

 독자들에게 오래도록 위안을 줄 것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적벽 / 손성태 

  

  지층 위 화석 같은 음표들은 제각기 연대기를 지닌 붉은 유산입니다

  소리는 너와 내가 만나는 장소, 허공을 치는 손뼉이 붉게 떨어져 강물을 물들입니다

  뎅강, 무참한 개여울이 푸드덕 날아오르다 강물에 꼬꾸라진 소리는 이분음표로 스며있고

  ‘너 없인 못살아’라고 한 어제의 십육분음표는 목 베인 채 이리저리 날뛰다 강어귀에 처박힌 외마디 피울음입니다

  천둥과 번개, 폭풍우소리는 옥타브 또 한 옥타브 오선지에 검게 쌓여 강물 속 수묵산수화를 새겨 넣습니다

  그러한 잠시, 산허리를 거칠게 휘감아 돌았던 강물은 천만년 그저 아래로 아래로만 흐릅니다.

  속내마저 훌러덩 벗어던진 여인의 보드라운 속살도 씻겨가고 어느덧, 드러누운 장엄한 몰골에 강줄기가 숨을 턱하니 멈추고, 

  주춤주춤 맑은 빈자리를 내어 줍니다

  강물이 출렁이고 산들바람이 벼랑의 등뼈를 간질이고 갈비뼈는 너울너울 춤을 추고 

  나무 풀 돌멩이 바위 계곡 햇빛 구름 물새의 합주가 긴 강을 타고 흐릅니다

  사십 리 펼쳐진 병풍, 강물은 피눈물 보태도 말이 없지만 적벽은 한 톨 한 톨 심어놓은 소리의 무덤 스칠 때마다 

  파노라마처럼 검붉은 묵언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물염勿染의 한 나그네가 무심코 지나가다 아득하게 물들어, 털썩, 주저앉습니다

  저 강, 한 점에서 그어 내린 초서草書

  적벽, 슬픔이 휘발된 암각화

  오늘 또 그 누가 강어귀에서 목멘 채 흐느낍니다 적벽이 또 떨어져 강물을 붉게 적십니다


 

 

1956년 경북 의성 출생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졸업
2013년 제 16회 공무원문예대전 최우수 금상(국무총리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前 시마을운영위원회 회장
시마을 숲동인
시집『 물의 연가』

[이 게시물은 운영위원회님에 의해 2022-06-01 21:10:51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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