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7月 22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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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年 07月 22日
날씨가 후덥지근했다.
경산 강변에 M카페가 신축 개업했다. 강변 B카페가 폐점했다는 소식과 B카페 본점 신축 이전한 것으로 보인다. 본점 매출이 확연히 줄었다. 어제 하양 **중학교에서 학생 두 명과 선생이 다녀갔다. 오 선생과 본점을 어떻게 살려야 하나 서로 대화를 나누었다. 아무래도 이곳 구석까지 커피 마시러 오기에는 마뜩치 않아 교육이나 다른 어떤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아침에 아이들과 논어를 읽었다.
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
신체발부 수지부모, 불감훼상 효지시야
立身行道, 揚名於後世, 以顯父母 孝之終也
입신행도 양명어후세 이현부모 효지종야
夫孝始於事親, 中於事君, 終於立身
부효시어사친 중어사군 종어입신
몸과 머리털과 살갗은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라 감히 헐거나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효의 시작이다. 몸을 바르게 세우고 도를 행하며 후세에 이름을 드날림으로 부모를 드러내는 것이 효의 마지막이다. 효의 시작은 부모를 섬김으로 하고 군주를 섬기는 것으로 가운데며 사회적 존재로 거듭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 문장을 읽을 때 사기를 썼던 사마천이 생각났다. 사마천은 아버지 사마담의 유언에 따라 사기집필을 완수했는데 이 책의 말미 태사공자서에는 효도에 관해서 설명한 부분이 있다. 옮겨 적으면 ‘무릇 효도란 부모를 섬기는 데서 시작하며, 그다음은 임금을 섬기는 것이고, 마지막은 자신을 내세우는 데 있다. 후세에 이름을 떨침으로써 부모를 드러내는 것이 효도의 으뜸이다.’라 했다. 이는 사마천의 아버지 사마담의 유언 일부다.
한자 공부가 어려울 거로 생각 들지만 공부는 서둘러서 가는 것도 아니고 얼핏 읽고 마는 것도 아니다. 공부라는 것은 언제나 기초 닦음이다. 한자漢字를 한 자 한 자씩 또박또박 쓰게 했다. 음과 그 뜻을 분명히 해서 말이다.
점심을 최 씨와 함께 국밥집에서 먹었다. 오후 커피 배송이 몇 군데 되지 않아서 최 씨는 사동에 일보게 하였고 나는 옥곡, 병원에 커피 배송 다녀왔다. 사동은 아침 일찍 커피를 배송했으며 본점은 오후에 가져다 놓았다. 오후 사동에서 배 선생께 커피 한잔 청해 마셨는데 이때 이상의 시 시 제9호를 읽었다. 시제가 총구였다. 문학평론가들이 쓴 해석이 재밌다. 성적표현으로 그럴싸하게 적는 글쓰기 같은 것이다. 그러니 어떤 글을 쓴다는 것은 하나를 빗대어 나를 묘사하는 것인데 생각은 곧 자아를 나타낸다. 영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읽는 이로 하여금 생각하게 한다.
오후, 노자 도덕경 5장을 본다. 실은 아침에 쓰고 읽고 생각했다. 다시 본다. 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聖人不仁, 以百姓爲芻狗. 天地之間, 其猶橐籥呼! 虛而不屈, 動而愈出 多言數窮, 不如守中 여기서 어려운 한자를 뜻과 음을 붙여본다. 추芻는 꼴을 말하는데 말이나 소에게 먹이는 풀을 말한다. 소싯적 촌에 있을 때는 염소나 소를 기를 때 꼴 먹이러 간다며 이야기하곤 했다. 구狗는 개를 뜻한다. 추구芻狗라고 하면 고대 중국사회에서는 짚으로 만든 개로 제사 지낼 때 쓴 것인데 지금의 허수아비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유猶는 오히려, 가히, 다만이라는 뜻을 지녔다. 탁橐은 풀무로 불을 지필 때 쓰는 도구다. 약籥은 피리를 뜻한다. 굴屈은 굽히는 것으로 유愈는 낫다 뛰어나다는 뜻이 있다. 삭數은 자주라는 뜻으로 셈할 때는 수로 읽는다. 궁窮은 다하다 외지다 가난하다 등의 뜻을 지녔다.
아이들과 한자를 읽을 때였는데 여如자는 같다는 뜻이다. 합성어다. 계집 여女와 입口자가 모여 이룬 글자다. 여자는 구멍이 있다는 뜻으로 아니면 구멍이 같다는 것으로 설명하려다가 말았다. 그러니 한자는 하나씩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 재미가 있으므로 공부하기에도 따분하지가 않다.
작소해석]
하늘과 땅은 어질지 않아 만물이 짚으로 만든 개처럼 바라보며 성인은 어질지 않아 짚으로 만든 개처럼 바라본다. 하늘과 땅 사이는 오히려 풀무와 피리와 같고 빈 것은 굴하지 않으며 움직이는 것은 나가는데(나오는데) 도로 나음이니 이때 많은 말은 자주 궁하여 빈 가슴 챙기는 것만 못하다.
작소부연설명]
이는 노자가 도를 설명한 것이다. 여기서 추구라는 단어에 시대상을 읽을 수 있고 또 여기서 도라는 것은 仁하지 않다고 했는데 그러니까 어찌 보면 무관심이다. 하기야 하늘과 땅이 나를 관심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만 우리가 이곳에 거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 하늘과 땅 사이에 노자는 풀무와 피리 같다고 했는데 불면 불수록 바람은 많이 나오고 소리까지 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니 열심히 노력하는 자야말로 하늘이 돕는 것이다. 이는 스스로 돕는 것이 된다. 도는 비어 있어도 굴하지 않음인데 그러니까 우리가 걸어야 할 커피 길이 무궁무진하여 갈 길이 많아도 그 길은 굴하면서 우리를 바라보는 것은 아니니 움직이며 나가는 것이야말로 아무것도 아니 한 것보다는 나은 것이다. 이때 많은 말은 자주 궁하게 하니 마! 그냥 열심히 공부하며 가라 뭐 이런 뜻이다. 그러니 이것은 가슴에 담아두는 것만도 못하게 되니 아무런 말도 하지 말고 그 길을 내가 걸어가야 함이요. 고조 묵묵히 하라 뭐 이런 뜻이다.
저녁, 둘째가 국수 삶는다. 둘째는 요리사가 꿈이다. 맛은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었다만 시장이 반찬이라 한 그릇 제법 먹을 수 있었다. 맏이는 역사에 꽤 관심이다. 유럽과 동양문화에 관해서 물었는데 유교가 유럽에는 건너가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했다. 그러니까 반대로 보면 유럽의 문화 즉 기독교문화는 우리가 받은 바 있지만, 유교는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지면상 여기까지만 일기로 한다.
댓글목록
박광록님의 댓글

작소님!
모처럼 논어에 관한 얘기를 전혀 예상치 못하게시리
작소님을 통해 듣게 되는군요.
저는 금년 일흔 넷의 나이입니다만, 우리 때만해도
정부의 교육정책 중 하나가 한글전용 정책이 시작된 시절이었지요
그래서 한자를 소홀히 하게 되고 국제화라는 이름아래 외국어가 대세를
이루던 시기였습지요.
제 부친은 말 할 것도 없고, 모친께서는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4서5경을 하신 만큼
한학을 많이 공부하신 분이었죠.
이런 부모님 슬하에서 자란 저로서는 한학공부에 대한 권면보다, 강요는 자명한 일이었습니다.
철부지 나이시절이라 그런 부모님의 한학 공부에 많은 저항감과 거부감을 느껴오던 나머지
오히려 정부의 교육정책의 영향으로 학교교육과 외국어에 더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많은 후회도 됩니다만 그래도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우스개 말처럼
한자에 대하여 우리 또래보다는 한결 나은편이라 공무원시절 한 때 호적업무 담당책임자도 한 바 있답니다.
"한자 공부가 어려울 거로 생각 들지만 공부는 서둘러서 가는 것도 아니고 얼핏 읽고 마는 것도 아니다. 공부라는 것은 언제나 기초 닦음이다. 한자漢字를 한 자 한 자씩 또박또박 쓰게 했다. 음과 그 뜻을 분명히 해서 말이다."
작소님 말씀처럼 기초닦음으로 한다면 어려울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작소님을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鵲巢님의 댓글

박광록 선생님 오시었습니다.
작년이었습니다. 조감도 개점하고 참 힘들었습니다. 한 달 무려 오백에서 칠백 가까이 적자보며 운영했습니다. 안 그래도 빚이 참 많아 힘들게 이끈 가게였습니다. 어찌 돌파구를 마련해야겠다며 도전한 카페 개점이었습니다. 이것이 도로 힘들게 하였네요.
지금은 꽤 괜찮습니다. 적자까지는 나지는 않지만, 현상유지와 조금씩 알려졌는지 찾아드는 손님 볼 때면 약간의 희망을 품습니다.
너무 힘들 때였는데 대구대 국문과 모 선생께서 남회근 선생의 ‘노자타설’을 권해 주시더군요. 이것을 읽으니 참! 마음 수양이 절로 된 듯했습니다. 예전에는 고전하면 회피하였는데 요즘은 찾아 읽고 있습니다. 많은 것을 깨달으며 하루 사는 것 같습니다. 그 깨달음에 즐거움도 있고요.
그러자 방학이 되니 아이들도 읽게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거저 아침 먹기 전에 잠깐 한 줄씩 읽자는 마음에 시작했습니다. 집에 TV가 있었는데 이 TV가 언제인가 고장 났더라고요. 그리고는 아예 수리도 안 하고 내버려두었는데 오히려 생활에 더 편하고 시간이 많아 공부하기에도 좋아습죠. 선생님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우스개 말처럼
한자에 대하여 우리 또래보다는 한결 나은편이라 공무원시절 한 때 호적업무 담당책임자도 한 바 있답니다.‘
선생님 말씀도 있듯, 찬찬히 아주 찬찬히 읽고 쓰는데 게으르지 않게만 하겠습니다. 이렇게 읽어 주시옵고 답글도 남겨주시오니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선생님
늘 건강하십시오..
작소 인사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