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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운영위원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8회 작성일 20-01-12 12:52

본문

다른 사람의 시를 평가한다는 것은 얼마나 무모한 일인지 잘 안다.
그런데도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기에, 시론적 원론은 앞선 선자들께서

주지 하셨기에 오직 독자의 눈으로 선하였음을 고백한다.

언어의 절제를 무시하고 모호한 말을 나열한 시는 시의 미덕을 갖추지 못해

독자가 외면하는 제1조건이기에 이미지의 선명성과 현실적 주변을 소신있게

다루어 준 시에 방점을 찍는다. 우수시에 든 작품들에 눈을 기울이며

반드시 명시 선집에 실린 시라야 좋은시라 할 수 있을까란 의문이 든다

박완서 선생의 산문집[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에서 발췌한
"등 따습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 시를 읽는다"란 문장을 되새김질하며
창작방 시의 가시에 찔린 시간에 무한 감사 드린다.
 

혹여 내 무모함에 눈이 가려져 지나쳐진 작품이 없다고 단정 지을 수 없기에

우리가 다시 받은 선물 12달을 기약한다.



12월 최우수작으로 [몇 말씀 붙일게요]를
우수작으로 [디퓨져와 나의 공통점에 대한 단상][빗방울의 꿈][집]
[모노레일][물의 집][거미가 사는 법]을
가작으로 [구겨진 이야기][베르테르를 위하여][교실 해부학][열기구]
[46번 버스][어둠]을 선한다.


[몇 말씀 붙일게요]정형화 된 틀에서 벗어나야 창작이고 예술이다란
명제를 세운다면 이 작품에서 그 답을 찾는다. 일상에서 소소하게 만난
소재를 신선하게 구성함에 시인이 내 딛는 길에 희망을 읽는다.


[디퓨져와 나의 공통점에 대한 단상]일상의 주변에 시의 주제가 있다면
멀리 눈을 줄 필요가 없겠다. 빈 병 안에 담겼던 향기로웠던 시간과 나의
화려했던 날을 연계한 자연스런 병치가 눈을 잡았다.
[빗방울의 꿈]빗방울도 꿈을 꾸니 문장으로 그린 그림이 독자의 뇌리에
아름다운 수채화 한 폭을 그리게 한다. 새소리로 귀를 정화하고
꽃병의 긴 목으로 그리움을 소환한다.
[집]이라는 단순한 이미지가 전혀 다른 상상으로 다가오게 함은 시인의
예술성에 공감까지 겸비한 우수성에 있다 하겠다. 집의 침묵 안에서 끌어낸
풍경이 고요하고 아련하다.
[모노레일]을 읽는 독자 또한 호박 마차를 타고 유리구두를 신고 회전목마 위
엉덩이가 덩실거리고 백마 탄 왕자를 만나고 사슴과 눈 맞추고 거북 등에 앉은
소공녀가 된다. 간접경험이 직접경험으로 다가오는 상상으로 잠시 행복에 들게
해 주는 시인은 마음의 치유사가 아닐지, 이 시가 그렇다.
[물의 집]가장 경제적인 언어로 감동의 부재를 깨워 주는 한편이다.
"겨울은 늦은 아버지처럼"을 읽으며 독자는 긍정의 머리를 주억거릴 것이다.
우리 모두 추억 속에는 해오라기 날던 절정의 시절이 있을 것이다.
[거미가 사는 법]언어의 씨줄 날줄이 조화롭고 근육질이 팽팽한 21행의 행간에
어느 한 행도 허투루 쓰인 곳 없는 언어의 숙련공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미 많은 시인들이 다룬 흔한 소재임에도 위안이 되는 이유를 들자면 시인의

눈에 담긴 거미의 삶이 시와 더불어 더 윗선으로 승급하길 기대함에 있다. 

디퓨져와 나의 공통점에 관한 단상 / 싣딤나무

이젠 향기가 다 날아가버린 디퓨저,

병이 아깝다

영혼도 휘발성인지,

먹고 사는데 거추장스러워

어디에 쏟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몸 안에 가만히 두어도

다 날아가버리고

몸 조차 여기 저기 흠집이 생기고,

시간의 노폐물이 쌓여 빛깔이 흐리멍텅하여

나는 병원엘 간다


무수 알코올과 유통기한 지난 향수를 섞고

오뎅이나 닭꼬지에 쓰이는 막대기를 끼우면

다시 쓸 수 있다는데,

그런건가?

술에 취하면 조금이라도

저 밑바닥이 젖어들고

무슨 하찮은 실재에도  뜻이 통할 것 같은데,

반쯤 열린 분리수거 통 페달에서 발을 떼고

아내의 화장대 서랍에서 연애할 때 선물한

샤넬 향수를 찾는다 






  빗방울의 꿈/종이비누




빗방울 하나가 세상의 모든 창문을

닫게 합니다

꽃이 번진 들에선 어느 곳도 다 앞이 됩니다

솜털 보다 가벼운 새소리 끝에 묶여 와

온 마을에 뿌려지는 새벽 빛

혼자 여도 모두 입니다

아득하지만

이미 흠뻑 당신으로 젖은 내가

얼굴을 그려 놓고 눈을 지웁니다 말을 지우고

목소리만 남깁니다

손목을 영영 버립니다

길 위에 흐트러진  흰 손가락들이 조용히

길 끝을 쓸어 담습니다

하나에 하나를 더 담아 둘을 헤아리던 첫날의

눈부신 기억

눈 앞을 지우고 온통 눈속의 그림자로 스며듭니다

침묵으로 가기 위해 말을 빌리는 것 처럼

눈빛 하나로 탕진한 온 생의 희열

꽃을 비운 꽃병이 가장 긴 목으로 꽃을 그리워 하 듯


아마도 빗방울의 꿈은 꼭 한 번

유리창을 뚫고 지나가 보고 싶은 건지도 모릅니다



구겨진 이야기 / 목헌

 

 

굽은 등 리어카 할머니는 자신을 줍고 다녔습니다.

골목 끄트머리

어제를 버린 폐지 구겨진 이야기 펴서 담습니다.

뉘도 없이 끌고 온 무거운 날

미어지는 가슴 열어 회색 하늘을 봅니다

공허와  배제된 거리에서

덤불 같은 삶을 더듬어 온 허구렁의 시간

매운 짐만 담겨있습니다.

가슴 한복판 씻기지 않는 앙금처럼

동부새 부는 날

열여덟 시집와 허리 펼 사이 없이

손발톱 젖혀지도록

바로 살기 위한 모진 바람 

눈물로 온몸을 깨물며

피 말린 조강지처 한스러움

잠 못 이룬 허다한 일들이 축축하게 그늘져 있었습니다

자식 못 낳는 설움

수탉은 여러 암탉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꽃살림에 남은 밭떼기마저 뺏긴 남편 

이십 삼년 전 앙상한 몰골로 죽었습니다

숯 검댕이 마음보다 남은 칼날 같은 세상

노파는 구겨진 인생을 끌고 고갯길을  

새벽이 허물어지기 전에 넘어야 했습니다



집 / 자운영꽃부리


어느날 아침  

나는 후박나무 가지끝에 집 한 채가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 


바람에 건들건들, 그러나 굳게 닫힌 입은

아무런 역사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나는 오렌지 껍질을 벗기듯

집의 침묵을 벗겨 본다. 내 피부의 안은 연약하다. 


그리고 공허하다. 

적요가 내게 알려주는 것은 없었다.

집은 희미한 시취를 남기며 

뿌옇게 열린 창안으로 걸어들어가는 것이었다.


연이가 읽는 책의 열린 책장 안에 

사방 모서리와 모든 가구가 그저 흘러가는 

이미지일 뿐인 방이 있다.

내 안에 청록빛 이끼로 가득 덮인 

분노가 있다. 

그리고 연이는 사방 갈대잎들이 술렁거리는

눈부신 정원 속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집도 해체되어 갈대잎 안에 

숨어있는 것이다.

나는 그저 후박나무잎을 눈부시게 스치는

절정일 뿐인 그 이름을

끝내 말하지 않으리라.

거미가 사는 법 / 다섯별

드르르르 드르르르

고요를 깨는 파열음이 느슨해진 대뇌에

팽팽하게 시위를 당겨놓는다


씨줄날줄로부터 전송되는 다급한 언어와 문장들을

날렵한 다리로 움켜잡고

호리병이된 배를

낮과 밤 물의음절이 빚어낸 새볔이슬을 빌려

진한 허기를 달랜다


경도 위도를 검색해가며

당장이라도 숨통이 끊길듯한 절규의 진원지를 찾는거다

교차로에 쳐놓는 그물에 엉켜

혈통좋은 수입종마가 앞 무릎을 꿇었다


독니에 깨물린듯 뒷덜미를 움켜잡고

각진 금테안경 너머로 쏘아붙이는

도도하고 원망스러운 눈초리앞에

파리의 싹싹한 앞다리를 빌려 기꺼이 겸허해야 했으며

문득 문득

탐욕의 긴 독니로 심장을 꽈악 깨물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억누른채

상냥하게 명함 한장 건내는것을 잊지않는다


ㅇㅇ보험회사  대리 최XX



베르테르를 위하여 / 동하​

여느 때 없이 신께서 기꺼이 일광을 비추어주시면

성자가 될 수 있는 환희에 찬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원할 때면 까마득히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 따스한

햇빛 속에서 음영이 온전한 스스로의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막연했던 꿈이 현실이 되어 기쁨을 이루는

, 나의 티끌 없는 햇살.

다시 말하자면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것.

 

요컨대 마침표를 타인에게 빼앗긴다면 다음 구절이

오지 못하고 숨이 턱턱 막히도록 영영 쉼표에 묶이려니,

 

그리하여 내가 그대를 발견했노라면,

 

나의 빛을 잡아당겨 정신을 아찔하게 만들어,

그대의 걸음이 내게 향하여 걸어오시니,

이르러 나의 심장소리는 구두 소리가 되어 또각또각 요동을 치고,

밝은 웃음과 반가운 손짓에 모든 몸짓들이 정지된 듯하니,

더욱이 빛을 굴절시켜 나의 그림자마저 태우고,

그렇게 나는 순교자가 되게 하시니,

 

아무렇지도 않게 내 옆을 지나가는 그대가,

그대의 모든 몸짓들이 나를 향하지 않았음을,

칠흑보다 짙은 어둠에 남겨지게 되려니,



모노레일/ 라라리베

동산에 올랐을 뿐인데

나는 어느 날 우주로 살았다

 

궤도는 조리개를 맞추느라 분주했다

소리를 잃었던 바퀴들,

내 안의 세상은 종일 덜컹거리고 나무토막처럼 건조했지

운무를 통과한 이곳은 습윤이 충만하군

한 줄기 바람처럼 순간이어서 더욱 빛나는 것들

 

호박 마차를 탔을 뿐인데

유리구두와 마음껏 춤을 추고

회전목마와 눈을 맞췄을 뿐인데

독 사과를 없애줄 왕자를 만나고

알프스 설원에서 사슴과 뒹굴다

거북이 등에 업혀 바다를 탐험하고

소공녀 다락방에서 별을 따기도 하고

달에 사는 토끼와 달리기를 하자

숲은 축제로 들썩이고

바다는 산호성을 열고 벨루가의 노래를

물결에 실려 보냈다

 

구름 위에서 내려다본 성은

고요했고 쓸쓸하지만 아름다웠다

 

빛의 열차에서 내렸다

유영하기 알맞게 마른 뼈들,

바다에 살다 해파리를 무쳐 먹고 고등어를 구워 먹고

숲에 살다 가죽 백을 들고 양고기를 뜯어 먹고 모피를 둘렀다

 

동산 밖에서도

동산은 나를 따라 돌고 있었다

묻지 않아도 길은 허리를 굽혀 주었다

 

하늘을 동산 아래 얕게 묻었다



교실 해부학 / 대최국 

                                      

교실이 허기에 빠졌습니다 창가에 심겨진 보리는 밀과의 경쟁을 잊었습니다 교과서가 득실거리는 교실에서는 모두가 그래야만 되었습니다 그런 교실에 뿌리내린 밀보리는 흙의 유전자를 분석하지 않아도 됩니다 해가 손님처럼 왔다갑니다 뼈를 비트는 놀이에 빠진 시계는 해부학 강의 중입니다 소리를 가르자 등이 책상에 붙은 아이들이 쏟아집니다 시험지는 신문지와 동의어입니다 잠은 밀물일까요 썰물일까요 숫자는 꼬인 길입니다 헝클어진 소리를 정리하는 방법을 교과서는 지워버렸습니다 칠판을 임신한 분필은 출산을 거부 당했습니다 입맛을 다시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능력은 출산 선택 사항에서 빠졌습니다 시간에 목이 걸린 채로 일출과 일몰을 경험하는 일은 교실에서는 일상입니다 시험지를 덮은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에 밀보리는 줄기를 더 뽑아 올립니다 아이들만으로는 부족한지 교실이 허기를 더 키웁니다



열기구 / 김진구

 

 

창문 너머

감나무에 몇 안 남은 홍시가

등불처럼 매달려 있다.

 

저렇게 알맹이를 꽉 채우고

흔들림 없이 무게를 견뎌내야

오랜 시간 한자리에서 빛나는 거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루는 감나무 밑을 지나다

홍시를 올려다보니

새에게 파 먹혀 속이 빈 채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저렇게 비워내야

무게에서 벗어나 떠오를 수 있다고

파도 같은 바람에 흔들릴 줄 알아야

세상 곳곳 누비며 자유로워지는 거라고

뜨거운 입김을 불어 넣었다.



몇 말씀 붙일게요 / 동피랑

  

 

                  

주머니에서 지포를 꺼냈다

엄지손가락으로 두피 가쪽을

꾹 눌러주었으나 불지 않았다

빠르게 두 번 압박을 먹였더니

어머, 화끈한 혓바닥

몸 안이 지녔던 몇 밀리그램 비밀을

허공에 나불댄다

뜨거운 진술이 식기 전

누구든 죽음을 무릅쓴 체

입술을 태우면 안 되나


- 에쎄(ESSE)

본질이다

골드부터 히말라야까지

대나무가 심어져 있다

네가 오늘 드라큘라를 죽이고

내일 자라투스트라를 살리겠다면

당장 이 꽃을 피워도 좋다

들이마셨던 양떼

후우, 방목하면

바람이 서서히 삼키는

- 레종(RAISON)

이유다

파토스가 아니라 로고스다

피 철철 나도록 성냥 대가리를

벽에 그어야 생각이 솟는 거다

연기는 점점 퍼져 나가는데

눈을 뜨면 세상은 불만투성이

이유 없이 태우지 마

자아, 일발 장전

검지와 중지 사이


- 말보로(MARLBORO, Man Always Remember Love Because Of Romance Over)

19세기 태동한 후기 눈물 사조다

가난한 남자 대학생이 부유한 여대생을 사랑했던

물질적 성공과 애인의 죽음이 교차했던

잎담배의 연애를 주장하던 시간은 지나가고

우리 곁엔 검불을 필터한 마초만 남았다

오늘처럼 함박눈이라도 오는 날엔

기억하라

발은 푹푹 빠지는데

로망은 목을 매고

차디찬 곽을 꺼내

슬픔을 태우는


- 클라우드(CLOUD)


구름이지

1mg든 5mg든 오 천원이면 살 수 있지

한 방에 갇힌 스무개의 흰 발목들

발롱발롱 발끝부터 타오르지

바람은 네가 떠도는 행방을 알고 있지

너는 늘 같은 숫자로

1111 뛰어내리기도 하면서

온몸으로 일생을 보내지

잡을 것도 잡힐 것도 없이

잠시만,



- 디스(THIS)

이거다

안 피면 이것이 아니다

이성을 강조하는 레종이나

본질을 추구하는 에쎄와 다르다

이것보다 더한 게 디스플러스겠지만

이것의 DNA는 실존주의 맛이다

나프틸아민, 니켈, 벤젠, 비닐 크롤라이드, 비소, 카드뮴 등

어때요, 이거

함 빠시겠어요?



46번 버스 / 너덜길

외톨진 반여동에서
물고기떼 떠드는 자갈치시장까지
허리 꺽인 할머니 태우고
심각한 얼굴로 책을 손에 든 총각 태우고
집 나간 순이 태우고,
강아지 한 마리
고양이 두 마리
명태 한 짝
시대의 웅성거림
차창 밖의 행인들
차창 안의 착한 눈빛들
눈 내리는 저물녘의 거리
묵묵히 지키는 신호등,
모두 태우고
종점을 향해
가는
길 위의 오래된
비유.


어둠 /도골


 

어둠이 밤을 찾는다 밤이 어둠을 찾는다

어둠은 다리다 교각이 없는 다리다

밀물처럼 빠져 나가고 썰물처럼 들어온다

무리에 끼지 못하면 한나절은 갇힌다

몸이 단 어둠은 순식간에 달려와 판을 벌인다

허튼 불빛과 교배하면서 불야성을 쌓기도 한다


형체는 잠시의 모습​

어둠과 어둠은 구분이 어렵다

틈을 비집고 어둠은 살아남는다

지구와 우주의 역사만큼 살아있었다

생각이 머무를 사이도 없이

그림자에 밀리면서 밝았다가 다시 어둠은 온다


어둠은 어둠을 낳고 또 낳는다

어둠이 숨을 헐떡이는 사이

또 다른 어둠이 밝음을 밀어내고 있다

 

어두운 광장에서 사람들은 서성거리고 있다


물의 집 / 이화영

 

 

 

해오라기가 날던 여름을

두고 왔어요

지금은 겨울이니까요

겨울은 늦은 아버지처럼

어두워요

한 낮인데요

바람의 방향을 견디려

회갈색 깃털 하나가 부풀어요

부풀다가

빈 집은 흔들려요

소란한 한 때를 맞아요

챙기지 못한 세간들

서걱여요 풀에 지은 작은 집

풀에 지은 기억들

땅이 아닌 무게로 서 있던

비의 직선이

구름을 낳고 떠난 창

서걱이며 다시 열려요

울타리 너머 맨발의 어머니

서 있어요

겨울이에요

해오라기가 날던 여름을

두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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