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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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 / 안희선
내 말은 먼 변방의 사투리
혹은, 울타리 밖에 있는
이방인의 어눌한 더듬거림
격식으로 둘러친 담장 안에서
알아듣는 사람은 알아듣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전혀 못 알아듣는
난 언제나 고상한 표준말을 익혀
그 매끄러운 말솜씨로,
뭇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줄까
하지만, 아쉽게도
난 비천한 성대의 체질인 것이다
달콤하고 향기로운 목소리의
성우는 될 수 없는,
Still Walking
댓글목록
率兒님의 댓글

나는 이방인
글 장일명
때로는 세상이 너무 낯설다
부모형제와 숨쉬며 살았던 곳
가족을 이루며 자식들과 살았던 곳
슬플 때 안식했던 이 모든 세상이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인 듯
때로는 너무나 낯설어진다
때로는 밤하늘이 너무 낯설다
별이 있었고 구름이 있었고
구름을 헤치는 빈 쪽배가 있어
외로울 때 안식했던 저 밤하늘이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인 듯
때로는 너무나 낯설어진다
아마도 나는 이방인인가보다
저 우주 어딘가에서 추방되어
이 세상에 귀양 온 우주의 추방자
그 외톨이 신분 때문에
살고 있는 이 세상과 저 밤하늘이
때로는 이렇게 낯설어지는 모양이다
결국은 홀로왔다 홀로 떠나는 인생길이 아닌가요?
가족도 친구도 나를 알 수 없고 나 또한 그들을 알 수 없습니다
내가 갈 때와 그들의 갈 때도 다르고
우리는 누가 먼저 가든 갈 때는
모두가 빈손의 배웅자들로 남을 뿐입니다
아쉬운 그 기억도 기억으로만 남는 것을 봅니다.
어제 또 친척이 한 사람 떠났습니다.
10년 전에 만났을 때는 그토록 정정하시더니
아스라이 기억만 남기고 떠나고 말았습니다.
참 똑똑했지요. 부산 최초의 여성교육감이었는데....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그래도, 그 누구에게 기억으로 남겨지는 삶이었다면..(그 자체로 의미있는 삶이란 생각)
요즘은 죽기도 전에 산채로 잊혀지는 사람들도 너무 많아서 (삭막한 세상)
제가 올린 글은 보잘 것 없는 넋두리에 불과한데..
귀한 시로 답해 주시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