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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004회 작성일 17-03-28 16:26

본문


산행(山行) / 안희선

최후의 마을을 지나, 오르는 산에는
소리 없는 아우성 속에 뼈처럼 숨어있는
앙상한 나무가지들이 빽빽하니 들어찼다

공기를 흔드는 서늘한 숲의 울음소리에
놀라 깨어 서걱이는 풀섶

하늘엔 구름이 엉킬 징조가 보이지 않았지만
서서히 한낮의 흔적은 지워지고 있었고,
비스듬한 햇살들은 갈 곳을 몰라
추억으로 쏠리는 발걸음마다 뽀얗게 묻어났다

오르는 산은 자꾸만 자꾸만 높아지고
피로의 숨결이 잠시 후에 고함지를 것을
이 잠잠한 공간은 침묵처럼 알고 있다

아, 하루는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지...

주름진 풍경 사이로 황혼이 깃든다
그렇게 또 나른한 모습으로,
목덜미 젖히는 태양

저 멀리 계곡의 끝에서
끊임없이 똑딱이는 벽시계 하나,
숲에 둥지를 튼 뻐꾸기를 닮았다

나를 가늠할 수 없는 시간 속에서
발가벗은 바위들만 의젓해,
완만한 바람에도 조금씩 나의 등이 밀린다

이제 곧 비탈진 숲을 가로질러
알 수 없는 계곡의 저쪽으로 가야 한다
그동안 휘청거리는 내 모습이 또 어떤
다른 내용으로 읽혀질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하산을 재촉하는 저녁빛이 잔뜩 부풀어 가혹했지만
멀리 아득한 천둥 소리에 이따금 뒤돌아 보며,
또 다시 멀어지는 봉우리를 향해
걸어갈 뿐

주위엔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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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率兒님의 댓글

profile_image 率兒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람 너무 슬프게 하지 마이소.
시를 읽다보니 글자보다 안시인의 모습이
더 눈에 어른거려 시를 읽을 수가 없구먼....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글을 창시방에 올렸다가..

낡고 오래된 느낌의 글이라는 호된 비판과 함께
아무도 읽지 않는 허접한 글,
아까운 게시판 공간 낭비말고
이제 그만 올리라는 애정어린 충고(?)도
받았군요

그나저나,
요즘 들어 드는 한 생각은
결국 시를 포함한 제 諸 예술은 오늘을 살아내는 인생의 본면목이 아니며
또한 현 사회의 그 어떤 산파역도
될 수 없음을
(굳이, 창시방 어떤 분의 모진 말씀이 아니더라도)

즉, 작금의 막장스러운 시대에 있어
곧 시는 이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닌 것 (그냥, 시만 저 홀로 잘난체 시인 것)

보세요.. 나, 시에요... 하면서

- 그러니까, 요즘은 입에 풀칠하기 바쁜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소위 시를 쓴다는 시인들조차 시를 안 읽습니다

어쨌거나, 이런 허접한 글을 읽으시고
슬프다고 하시니..

솔아 형님도 이제 정말, 나이 들어 가시나 봅니다
(사람은 나이 들어 가며 점점 그 마음도 여려지는 것이어서)

부족한 글에
머물러 주시니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率兒님의 댓글

profile_image 率兒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시론이 뭐라하든말든(고 박남철 시인에게 이 무지에 대해 호되게 욕을 먹은 적이 있음)
시는 바로 그 사람 자신이여야 한다고 믿습니다. 만약 시가 화자와 별개라면 그 시는 이미
생명 없는 만화나 길거리에 널려있는 간판의 그림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오래 전 한국의 유명한 가난한(?) 시인의 화려한 별장을 보면서 저는 이렇게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는 시인이 되지 못할 망정 내 삶과 내 영혼에서 울려나오는 소리가 아닌 소리를 시로 포장
하지는 않으리라.'

그럼요. 많이도 늙었습니다. 세월을 어찌 합니까? 40이 넘은 자식이 있는 판국인데... ㅎㅎ
한 세대가 오니 먼저 세대가 떠날 준비를 합니다.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긴, 저도 그 시인의 우아한(?)  시골 별장을 보면서..

일반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그의 서민적 시편들과의 괴리감에 당혹한 적 있었다는
(시인의 實名은 밝히지 않는 게 좋겠죠? - 예의상)

근데, 그 정도는 애교 아닐까요

소위, 시인이랍시며.. 시정잡배만도 못한 갖가지 추잡한 일을 하는 이들도 얼마나 많던지

(최근에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성추행.성폭행 사건의 예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또한 내가 유명시인입네 하면서 목에 잔뜩 힘주다가,
목디스크에 걸려 기브스를 한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아무튼, 저는 형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시라는 건 결국,
시인의 가식없는 실체적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와야 한다는 것

- 왜?

시는 실내장식이나 집을 꾸미기 위한 (그니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외벽外壁에
형형색색의 시멘트나 몰타르를 쳐바르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故 구상 시인이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시인이 시를 쓴단 건.. <인간수도 人間修道의 길>이라는 거

시인의 시 속에 담긴 시인의 魂은 바로 시정신인데
이는 인생에 관한 시인의 성 誠이며
그같이 정성을 다해 애를 씀은 어디까지나 시인 안에
내재된 生의 도덕률 道德律이 바탕이 되어야하겠지요

근데, 요즘의 시인들에게선 그런 모습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것이어서

- 저 같은 似而非는 말할 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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