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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달의 사랑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66회 작성일 16-12-30 07:01

본문

 물과 달의 사랑 / 차영섭

    물은 땅에서 달은 하늘에서
    서로 사랑을 했지요 긴 긴 날,
    참다못해 어느 날 밤 달은
    물이 잠자는 틈을 타 조용히
    물의 집으로 들어갔지요

    그날 이후로 둘은 깊은 사랑에 빠지고
    밤마다 달은 하늘을 떠나 물에게 왔지요
    달은 물의 가슴이 너무도 따뜻하여
    물 속에선 하늘에서 보다 더 밝게 빛났지요

    바람 부는 밤엔 달이 흔들려 떨어질까 봐
    달을 자기 피부에 낙인하고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엔 달이 흔들려 떠날까 봐
    아예 달을 자기 몸 속에 감추었지요

    누가 물을 바가지에 떠간다 해도
    물은 달을 꼭 껴안고 함께 그 집으로 갔고
    물을 항아리에 부어도 함께 항아리에서 사랑했지요
    나는 이것을 알기 때문에 그들의 사랑이 부러워서
    물 속으로 들어가 셋이 친구 놀이를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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