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生이란 말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자유게시판

  • HOME
  • 시마을 광장
  • 자유게시판

(운영자 : 정민기)

 

 자작시, 음악, 영상등은 전문게시판이 따로 있으니 게시판 성격에 맞게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게시물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발생시 책임은 해당게시자에게 있습니다

(저작권 또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게시물로 인한 법적 분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광고, 타인에 대한 비방, 욕설, 특정종교나 정치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게시물은 1인당 하루 두 편으로 제한 합니다


나는 生이란 말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86회 작성일 16-08-10 00:38

본문


 

나는 생이라는 말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내 몸은 낡은 의자처럼 주저앉아 기다렸다.
병은 연인처럼 와서 적처럼 깃든다.
그리움에 발 담그면 병이 된다는 것을 일찍 안 사람은 현명하다.
나, 아직도 사람 그리운 병 낫지 않아 낯선 골목 헤맬 때
등신아 등신아 어깨 때리는 바람소리 귓가에 들린다.
별 돋아도 가슴 뛰지 않을 때까지 살 수 있을까.
꽃잎 지고 나서 옷깃에 매달아 둘 이름 하나 있다면
아픈 날들 지나 아프지 않은 날로 가자.
없던 풀들이 새로 돋고
안보이던 꽃들이 세상을 채운다.
아, 나는 생이라는 말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삶보다는 훨씬 푸르고 생생한 생
그러나 지상의 모든 것은 한번은 생을 떠난다.
저 지붕들, 얼마나 하늘로 올라 가고 싶었을까.
이 흙먼지 밟고 짐승들, 병아리들 다 떠날 때까지
병을 사랑하자, 병이 생이다.
그 병조차 떠나고 나면, 우리
무엇으로 밥 먹고 무엇으로 그리워 할 수 있느냐.


                                                                     - 이기철




1943년 경남 거창에서 출생, 영남대 국문과를 졸업 동대학원에서 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2년 『현대문학』으로 데뷔했고, 1976년부터 '자유시' 동인으로 활동.
시집『낱말 추적』 『청산행』 『전쟁과 평화』 『우수의 이불을 덮고』 『내 사랑은 해지는 영토에』

『시민일기』 『지상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 『열하를 향하여』 『유리의 나날』
김수영문학상(1993), 후광문학상(1991), 대구문학상(1986), 금복문화예술상(1990),
도천문학상(1993) 등을 수상. 영남대 교수를 역임하고, 영남어문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 



 

<감상 & 생각>


시인은 시에서 말해지는 것처럼, 절망을 超克한 것일까.

그렇다면, 참으로 부러운 일.

나는 최소한 내가 生을 사랑하지 않았음을 안다.

그래서, 그 罰로 건강도 알뜰하게 잃었는지 모르겠지만.


(닿을 수 없는 그리움이란) 病마저 사랑한다는 시인이 정말 부럽다.

그는 절망하지 않기 위해서 시를 쓰는 게 분명하다.

그것이 그에게 살아가는 힘이리라.

곧, 삶의 원천일 것이다.

반면에 절망이 두려워 글을 쓰는 나는, 오늘도 虛妄의 꽃만 피운다.

 

아, 절망이여. 차라리 꿈꾸지 않게 해주길.

더 이상, 초라한 희망으로 이 빈곤한 가슴을 부풀리는 일이 없도록..


 

                                                                                      - 희선,

 



Impromptu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586건 131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086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0 0 08-15
208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6 0 08-15
2084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0 0 08-15
2083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7 0 08-14
2082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0 0 08-14
208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6 0 08-13
208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8 0 08-11
207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7 0 08-11
2078
不動의 現實 댓글+ 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1 0 08-10
열람중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7 0 08-10
207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9 0 08-09
2075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4 0 08-09
2074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0 0 08-09
2073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0 0 08-08
207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2 0 08-08
2071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1 0 08-07
207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4 0 08-07
2069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9 0 08-06
2068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5 0 08-05
2067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2 0 08-05
206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7 0 08-05
2065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5 0 08-03
2064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2 0 08-03
2063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1 0 08-03
2062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7 0 08-02
206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9 0 08-02
206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6 0 08-02
2059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1 0 08-02
2058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8 0 08-01
2057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4 0 08-01
205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7 0 08-01
2055
홀로 서기 댓글+ 1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8 0 07-31
2054
가슴앓이 댓글+ 1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6 0 07-31
2053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4 0 07-31
205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6 0 07-31
2051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0 0 07-31
205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5 0 07-30
204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5 0 07-30
2048 정복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5 0 07-29
2047 FrozenH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8 0 07-29
204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3 0 07-29
204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2 0 07-29
2044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9 0 07-28
2043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4 0 07-28
204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2 0 07-28
204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6 0 07-27
204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3 0 07-27
203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9 0 07-26
2038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8 0 07-26
2037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0 0 07-2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