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골목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자유게시판

  • HOME
  • 시마을 광장
  • 자유게시판

(운영자 : 정민기)

 

 자작시, 음악, 영상등은 전문게시판이 따로 있으니 게시판 성격에 맞게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게시물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발생시 책임은 해당게시자에게 있습니다

(저작권 또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게시물로 인한 법적 분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광고, 타인에 대한 비방, 욕설, 특정종교나 정치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게시물은 1인당 하루 두 편으로 제한 합니다


당신의 골목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88회 작성일 16-07-10 09:31

본문


당신의 골목 / 이명윤

그곳이 지도에 없는 이유는
햇볕이 잘 들지 않기 때문이죠
얼굴을 맞댄 오래된 집들은
그 자리에서 늙어가죠
혹자는 부질없는 집착이라고 하지만요
골목을 벗어나지 못하는 당신,
가끔은 누가 볼까 휘파람을 불지만
소리는 그림자를 춤추게 하죠
꿈틀꿈틀 일어나는 기억,
슬금슬금 쫓아오는 골목, 뒤돌아보는 당신,
허름한 창문 틈새로 슬픔이 불빛처럼 새어 나오고
개 짖는 소리에 골목이 가늘어져도 두려워 마세요
골목의 병명은 지도에 나타나지 않아요
늘 웅크려 자는 당신
오래된 골목 하나 품고 사는 당신
십년 혹은 이십 년 전 어디쯤
쓰러져 있는 당신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골목아, 라고 불러보세요
골목은 엎어져도 골목,
무르팍이 깨어져도 또 다시 훌훌 털고 일어나
가고 있지요 무심하게도
다시 뒤돌아 걷지 않는 한
골목은 쉽게 끝나지 않지요
몇 번이고 다시 방영하는 드라마처럼.






2007년 <시안> 시 부문으로 등단
<시마을 문학상>, <전태일 문학상>
<수주 문학상>,<민들레 문학상>,<솟대문학상>수상
시집 <수화기 속의 여자>


<감상 & 생각>

한때는 그 정겨운 <골목문화>라는 게
우리들의 삶에 자리하고 있었죠.

아이들이 웃고, 떠들고... 동네 강아지도 함께 뛰놀고
그러다가 애들 싸움이라도 벌어진 양이면,
곧 바로 엄마들이 뛰쳐나와 어른 싸움이 되기도 하고
그 다음 날엔 언제 그랬냐는 듯이
' 철이 엄마, 장 보러 같이 갈래?... '  하던.

사람들이 더 이상, 다감(多感)한 흙을 밟지 않고
살아가는 요즈음은 그 골목이란 게 사라져서
햇볕이 잘 들지 않는 이 세상의 그 어떤 지도에도 없고,
어두운 길을 질주하는 그 어떤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에도
표시되지 않지요.

다만, 그것을 기억하는 혹은 추억하는...
사람의 가슴 속에 몽유병(夢遊病) 같은 모습으로
서성이며 자리하고 있을 뿐.

참, 그렇게 생각해 보면...
산다는 건 끊임없이 소중한 그 무언 가를
상실해 가는 일이기도 해요.

상실된 것만큼,
실(實)하게 보충되는 것도 없는 이 삭막한 시대에
아쉬운 기억만으로 힘겹게 간직하고 있는,
그 <골목의 추억>이라도
자꾸 되풀이 되는 <드라마>처럼 볼 밖에요.

내가 아직은, 몸 안에
따뜻한 피가 흐르는 사람이란 걸
상기하면서...


                                                          - 희선,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586건 133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98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4 0 07-12
1985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1 0 07-12
1984
눈에 대하여 댓글+ 1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7 0 07-12
1983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7 0 07-12
198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4 0 07-12
198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5 0 07-12
1980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5 0 07-11
197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5 0 07-11
열람중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9 0 07-10
1977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0 0 07-10
1976
한 번쯤은 댓글+ 1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0 0 07-09
197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7 0 07-09
1974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0 0 07-09
1973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5 0 07-08
197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6 0 07-08
197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6 0 07-08
1970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9 0 07-07
196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9 0 07-06
1968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0 0 07-06
1967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0 0 07-06
1966 박균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0 0 06-06
196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8 0 07-06
1964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4 0 07-05
1963
장마 댓글+ 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5 0 07-05
1962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1 0 07-05
196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9 0 07-04
1960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0 0 07-04
1959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3 0 07-03
1958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0 0 07-03
1957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2 0 07-03
1956 용담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8 0 07-03
1955
중년의 길 댓글+ 2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1 0 07-02
1954
원죄 댓글+ 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6 0 07-02
1953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7 0 07-02
1952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1 0 07-02
1951
임의 목소리 댓글+ 1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2 0 07-01
1950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2 0 07-01
194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4 0 07-01
1948 海心김영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9 0 07-01
1947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0 0 06-30
1946 바람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6 0 06-30
1945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0 0 06-29
1944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5 0 06-29
1943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4 0 06-28
1942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4 0 06-28
1941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6 0 06-27
1940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0 0 06-27
1939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6 0 06-27
1938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6 0 06-27
1937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8 0 06-2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