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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쭘시-초-1605-25] 입석 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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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00회 작성일 16-05-2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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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쭘시-초-1605-25]      입석 본향                  / 시앙보르

 

 

예수의 사춘기와 청년기를 제일 사랑한다
달뜬 호르몬으로 흐릿하던 시절은
인적이 드문 길을 따르기 마련
쵸코파이 하나를 위해 군종병을 따라가던 이등병
울타리를 넘는 꿈을 자주 꾸었다

 

파랑새가 안개를 헤적일 때마다
추신을 포함한 긴 연애 편지는
군사보안규정을 통과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되돌아왔다 
고참이 거들떠보지 않는 두툼한 성경책
그 갈피갈피에서 편지는 예수하고 연애를 했다

 

완행열차 입석으로 애굽을 떠돌던 디아스포라
왕궁을 나와 나무 그늘을 택한 싯다르타처럼
천하만국을 마다하고 광야를 택한 예수는
자주 부르튼 손을 비벼댄다
목수의 길이 시작되고 완성되는 점
애굽에서 한 행려가 연주하던 타블라,
그 작은북은 목숨을 내어준 가죽으로 운다

 

자리를 내어주고 통로를 서성이다
김밥과 사이다와 찐계란이 지날 때마다
마른 몸을 비틀던 목수는
밀려가는 풍경을 붙잡고파
하늘정원을 디자인하곤 했다
철로는 결국 소실점에서 하늘과 만나는 것이다

 

새벽 닭울음에 잠이 깨어서
제 머리칼을 쥐어뜯으며 몸서리치던 목수여
베드로와  카리옷 유다에게 내어주던 시선은
눈물 없이는 힘겹다

 

보라, 네 어머니라 하신대 *

제자에게 남긴 마지막 유언과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

인간이 인간이 되고, 신이 인간이 되는 이 구절에서
나는 매번 거꾸러진다

복음서에서 생략한 사춘기와 청년기는
내 편지에만 온전하게 기록된다

 

굼벵이처럼 잔뜩 오그라들어서
증발하는 돌소금 한 알같아질 때
주저없이 입석으로 열차에 오른다
통로에서 끄적이는 편지는 불편하지만
간이역에서 실린 몸들은 내 연애에 신경쓰지 않는다

----------------
* 요한복음 19장 27절 : 예수가 십자가 위에서 제자에게 어머니 마리아 봉양을 부탁한 말
* 마가복음 15장 34절 :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 종교인이란 말에 거부감을 느낀다. 바리새인이나 사두개인 냄새가 나는 것이다.
   개독인도 못되는 위인이지만, 신앙인이라는 말은 어감처럼 늘 마음에 든다.
   그렇다. 그럴듯한 종교인보다 쫀쫀한 신앙인으로 그냥 부대끼며 살고 싶다.
   목수의 나무걸상에 걸터앉아, 수상한 연애나 실컷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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