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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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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55회 작성일 16-05-15 13:15

본문


길 위의 식사 / 이재무


사발에 담긴 둥글고 따뜻한 밥 아니라
비닐 속에 든 각 진 찬밥이다
둘러앉아 도란도란 함께 먹는 밥 아니라
가축이 사료를 삼키 듯
선 채로 혼자서 허겁지겁 먹는 밥이다
고수레도 아닌데 길 위에 밥알 흘리기도 하며 먹는 밥이다
반찬 없이 국물 없이 목메게 먹는 밥이다
울컥, 몸 안쪽에서 비릿한 설움 치밀어 올라오는 밥이다
피가 도는 밥이 아니라 으스스, 몸에 한기가 드는 밥이다



1983 <삶의 문학>에 詩, <귀를 후빈다>를 발표하며 등단
시집으로, <섣달 그믐>
2012 文學思想 주관 제 27회 소월문학상 受賞


--------------------------

<감상 & 생각>

이 詩를 읽으니, 새삼 詩라는 건 머리로 언어를 다듬는
인위적(人爲的) 작업이 아니라, 가슴의 언어를 받아적는
민첩한 활동이란 생각이 든다

정말, 그럴 것이다

각설(却說)하고

아마도, 시인은 편의점이나 길가에서 비닐 속에 든 김밥이나
플라스틱 포장의 허술한 도시락 따위를 사먹다가
문득 든 느낌을 詩로써 풀어놓은 거 같다

생각하면, 이 삭막하고 촉박(促迫)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하루의 정해진 일과(日課)를 위해 돈으로 환가(換價)된 칼로리를
허겁지겁 입에 털어 넣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현대사회라는 비정한 기계의 한 조그만 부속품이 되어서
지정된 시간(끼니)마다 필요한 만큼의 윤활유를 치는 것처럼...

정말, 먹기 싫어도 사료를 먹을 수밖에 없는 가축의
식사와 뭐가 다를까?

고향집 어머니가 차려준 따뜻한 밥상까진 아니더라도
돈 계산이 아닌, 사람의 정(情)이 소북히 담긴 밥 한 그릇이
그리운 것이다

그리고 보니, 나 또한 오늘도 길 위의 각(角) 진 식사를
거르지 않았다

그래서인가?

몸에서 한기(寒氣)가 떠날 날이 없다


                                                               - 희선,


* 요즈음은 편의점에서 백종원 표 도시락이 인기라는 말을
고국의 지인으로 부터 들었다 (가격은 3500원)

백종원은 돈께나 벌겠으나, 그 역시 각진 차가운 밥인 것은
틀림이 없으리라




夕海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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