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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쭘시-초-1605-22] 토기무늬 대나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58회 작성일 16-05-2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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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쭘시-초-1605-22]     토기무늬 대나무                  / 시앙보르




일개미들이 달려들어
무청같은 대숲을 헐었다
왕은 대나무 침상에서 두 다리를 주욱 폈다
귀신이 나온다며 얼씬거리지 않던 어머니는
평수가 넓어졌다며 박수를 쳤다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 귀,가 사라져서
어머니에게 내려가면 귀를 매만지느라 잠들지 못했다
어머니는 대나무살로 만든 귀쑤시개로
더깨로 내려앉은 노래를 하나 둘 파냈다
어명을 준수하기 위해
국어사전과 백과사전에서 귀와 당나귀를 지우느라
어머니는 새벽밥을 까먹고는 대신,
커다란 귀 하나를 밥상에 올렸다

귀가 사라진 왕은 늘 입맛을 다신다
파란 궁궐에서 대나무 젓가락으로 나귀 젖을 휘저으며
따로 노는 나귀 꼬리처럼 방안을 뒤흔든다
잔뜩 주름살을 만들면서 입을 내밀고, 
뜨거운 귀를 맛보려고 젓가락질을 할 때마다 
내시들이 담벼락을 넘어 달아난다
시끄러워 견딜 수 없는 것이다

어머니는 혼자 귀를 오물거리며 
문을 똑똑 두드리는 귀신을 눈치채지 못한다
가슴에서 솟구치는 대나무를 휘어잡으려
새끼에게 매질을 한다

나는 끝내 울지 않으려 이를 악문다
꽃을 피우기 위해 60년을 기다리는 저 대나무처럼

-------------------
* 어릴 적, 웃고 넘겼던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는 바로 현실이다.
  선산 대숲을 지날 때마다 그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대밭이 점점 사라진다. 그러나 당나귀 울음은 더욱 드세지기만 한다.
  어머니는 나귀 고기에 욕심이 많다. 한입 씹으면 뱉어낼 게 뻔하지만 그냥 웃기로 했다.
  나귀는 점점 북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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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핑크샤워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깊은 속내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만은, 제 소견으론 정치를 풍자한 따끔한 시 인것 같습니다
제 친구도 이번에 국민당 비례대표 공천받아 국회의원이 되었는데, 러브콜이 왔을때 무척이나 고민하더군요
지난번 노무현 정권때 청화대 홍보수석을 1년만에 그만 둔 경험이 있거든요
해서 변호사나 잘해라 했는데, 아마도 이미 정치맛을 본 모양입니다.
저더러 정치를 하라네요?
지나가는 개가 웃겠어요!
내 심장은 유리심장, 거짓말하면 다 들통나버리는데, 저랑은 절대로 안맞죠!
그나저나 국민당이 그저 캐스팅보트권을 행사하는 당으로 추락하는 일이 없기를 바래야 겠지요
의미 있는 글에 머물다 갑니다..

시앙보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상상력 빈곤 탓에 원하는 방향과 전혀 다르게 나갔습니다. ^^

임금님의 귀,를 폭 넓게 노래할 수도 있는데 고정관념 탓에 요설처럼 돼버렸습니다.

" 남자로 태어나서 최고로 해볼만한 게 정치가요, 아들 나면 절대 허락해서는 안되는 직업이 정치가" 란
말을 늘 기억합니다. ㅎㅎ

동기 하나가 그렇게 말렸는데, 하필 새누리당 뱃지 달았다가 불행한 사건으로 물러났습니다.
추락하고서야  녀석이 후회하고 있죠. 공든 탑 와르르, 한순간이더군요.
하긴 여자하고 마약은 끊어도 권력 맛은 못 끊는다고 합니다만, 정치가는 가십거리도 못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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