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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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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30회 작성일 16-05-07 10:52

본문





병실에서

정적 흐르는 시간속에 차가운 노크 소리...

곧 이어, 간호사의 팔로 부터 이어지는
쏠비톨 5%의 주사액.

봄밤은 창밖에서 오히려 황량한 정조(情調)로 머물러 있고,
나의 짙은 그림자는 병실(病室)의 환한 불빛에 어른거리어,
잠든 아버지의 가느다란 혈관으로 흐르는 건 촘촘한 슬픔.

지나간 시간들이 낡은 구조로 층층이 쌓여 숨 막히듯 짓누르는 밤,
어린 나의 시절에 내 머리 쓰다듬던 아버지 얼굴이
당신의 죽음 앞에서도 버릴 수 없는 옛날의 기억처럼 환히 웃는다.

" 얘야, 너 예서 뭐하고 있니... 너, 얼굴이 무척 안됐구나..."

구부린 어깨 넘어 날개를 접은 하루가
추억의 한 모퉁이를 쓸쓸히 거닐어 나의 머리도 어느덧 희끗하니
아버지 따라 물드는데,
아버지 얼굴은 세월을 건너뛰어, 석고(石膏)처럼 굳어버린 나를
쓰다듬는다.

그 가느다란 혈관으론 아까 부터 촘촘한 아픔,
내 마음 적시며 흘러가는데...


                                                                 - 안희선


[Memo]

올해도 어김없이 어버이 날이란다

아버지가 작고하신지도, 21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생각하면, 살아 생전 알뜰히 不孝만 했다

문득 돌아가시기 전,
아산병원의 그 병실이 떠올라서...



'사랑한다'는 그 한 말씀, 못드린 게
평생의 회한으로 남았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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