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쭘시-1605-04] 바람 바람 > 자유게시판

[뻘쭘시-1605-04]          바람 바람                  / 시앙보르

앞서가는 노스페이스 패딩 점퍼와 적보라 선글라스

그리고 반팔 티셔츠 아가씨,

모두를 앞지르고 싶었다

자전거 속도가 붙지 않고 심하게 튄다



바람을 넣는데 자전거포 사장님이 웃는다

너무 많이 넣으면 튀어요
조금 더 빼내요



타이어 바람을 조금 빼내었는데도

자전거가 탄력을 받지 않는다

느티나무 아래 자전거를 눕히고

흘러가는 자전거 물결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배꼽을 비틀어 바람을 좀 더 빼내야겠다



피곤해 보이는 자전거를 끌고

반대편으로 천천히 걸어가자 조금 가벼워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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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근 설교하려는 이런 시는 끼적이기 싫지만, 뭐 혼잣말 중얼댄다고 죄는 아니겠지. 제길, 죄가 되면 더 좋겠다.